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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성
구소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평점 :
『환호성』을 읽으며 느낀 건, ‘이 책이 나를 관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나를 뒤흔든다’라는 거예요. 내가 살아온 삶을 관통하는 듯한 책이 있는가 하면, 그것과는 상관없이 그저 나를 전율하게 하는 책이 있잖아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대체로 후자에 가깝고요. 그럼에도 막연히 좋은 것. 그게 『환호성』이었어요.
총 8편의 단편 소설들로 엮인 이번 소설집은, 여덟 편 모두 각각의 또렷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구소현 작가의 단편들을 곳곳에서 접하며 느꼈던 장점들이 오롯이 한데 모인 책이라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하나의 조밀한 세계에 머리끝까지 잠겼다가 나오는 기분. 치밀하게 짜여진 각각의 이야기를, 활자 너머의 우리는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측면에서요. 마냥 비현실적이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라 더더욱이 그랬어요.
대체로 속도감이 느껴지는 필력이에요. 그런데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고, 작가가 구성한 각각의 세계에 걸맞은 속도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이게 첫 소설집이지, 싶을 만큼 유려한 완급 조절 덕분에 깊고 빠르게 이야기의 흐름을 타고 함께 나아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작가가 만든 해풍에 몸을 싣고 나면 나 역시도 파도가 된 기분이 들어요. ‘죽을 리 없는, 걱정 없이 뛰어들어도 되는, 그래도 되는 바다’* 안에서 크고 작은 환호성을 터뜨리는 일. 그 감각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은 소설이었습니다.(*작가의 말)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지점들이 정말 많은 야물딱진 책이라, 북클럽에서 이 책을 같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모쪼록 저는 각각의 크고 작은 전율들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작가가 그려낼 ‘끝없는 절망 너머의 내일’을 우직하게 기다려볼 참입니다. 그런 독자가 되고 싶게 만드는 소설집이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