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드렁크 픽션 위픽
서장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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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너무 심약하다’는 간결한 비난(15p). 『펀치 드렁크 픽션』의 화자이자 소설가인 ‘정원‘은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이 지나치게 심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엔, 격투기 선수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맞고 때리고 버티는 몸을 가진 사람들. 정원이 보기에 그들은 자신이 만들어온 소설 속 인물들보다 훨씬 강인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펀치 드렁크 픽션』은 강함과 약함을 나누는 익숙한 기준을 의심하게 만드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어요. 몸이 단단하다고 해서 마음까지 강한 건 아니고, 쉽게 상처받는다고 해서 삶에 무력한 것도 아니니까요. 어쩌면 우리가 ‘심약하다’고 부르는 감각은 타인의 고통과 세계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는 가장 예민한 감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에 서술된 ‘펀치’는 단순히 격투기의 주먹만을 뜻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누군가에게 세게 맞고, 또는 세계에게 한 방 얻어맞고, 그 충격을 견디며 살아가는 일. 그리고 그 충격을 다시 언어로 옮기는 일. 『펀치 드렁크 픽션』을 읽으며 인간이 얼마나 쉽게 상처받는지, 또 얼마나 쉽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돌려주는지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정당화할 수 있는 혐오가 있을까. 미움과 혐오가 뒤엉켜 생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내가 사는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메타 픽션이라는 설정도 재밌었고, 또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문장들 덕에 픽픽 웃으며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격투기 체육관 코치인 ‘조성’과 무언가를 주고받는 동안 생겨버린 비밀들에 대해, 웃음과 헛웃음을 번갈아 지으며 마냥 가볍지만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펀치드렁크픽션 #서장원 #위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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