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경제현상을 일컫는 말, 인플레이션.
20,30대엔 뉴스에서나 접하던 용어였지만 이제 40대가 되고나니 우리 경제의 인플레이션 추이가 실질적인 내 자산과 미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일개 소시민인 나는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비해야할까?
'인플레이션'의 저자 하노 백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끼칠 타격을 우습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 책의 전반부에서 인플레이션의 역사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후반부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부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러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끝없는 인플레이션 게임에서 독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실용적인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2천년 전, 돈이 발명되던 때로 올라간다. 교환수단으로서의 돈은 물물교환에서 동전주조 및 유통, 지폐발행으로 발전되었는데 저자는 '지폐'를 발행하면서부터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돈이 지니고 있는 가치(실질가치)와 돈이 나타내는 가치(명목가치)가 달라지면서부터 이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등장했고 이들이 화폐의 가치를 조작하면서부터 인플레이션이 발생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14세기부터 17세기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유럽국가들의 사례를 예로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각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양상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하는 듯 했다.
저자는 17세기까지 인플레이션의 주 원인이 화폐 자체였다면 그 이후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화폐정책 때문이라고 보았다. 만성적 재정악화에 시달리는 국가가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펼친 정책들이 오히려 초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켰는데 베네수엘라 금융위기, 독일과 헝가리의 초인플레이션 사태 등을 통해 돈의 가치는 돈을 발행하는 정부의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주장했다. 그럼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없을까? 저자는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고 경제의 안정을 꾀한 독일경제의 기적을 예로 들었지만 이 역시 불완전한 해결책이었다고 전하며 1960년애 영미권국가의 경제정책과 석유파동을 겪으며 검증, 수정된 세기의 경제사상가들의 이론도 하나씩 소개한다.
금융자본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20세기 말, 인플레이션은 자산증가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현상(이자 정책)이라 여겨지기도 했지만 사실 가난한 사람들은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들의 유일한 자산인) 현금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금융자본을 이용한 상품이 등장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율을 예측하고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내 자산규모에 큰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인플레이션 변동폭에 영향을 끼치고 자극을 줄 수 있는 국가의 금융정책은 더욱 중요해지고 이를 좌지우지하는 검은 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4부에서 '어떻게 인플레이션의 흐름에 올라탈 것인가'를 다룬다. 먼저 제로금리시대의 금융위기를 예측하고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구조적 위험을 살펴본다. 이어 투자대상으로서 금, 부동산, 주식, 이자 등을 하나씩 검토해본다. 사실 이 마지막부분은 일개 소시민인 나에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긴 했다는;;;
이 책은 화폐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의 역사와 그것이 야기한 각국의 경제위기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오늘날 우리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인플레이션의 영향력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이 친절한 경제교양서를 정독하길 권하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