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 - 사람도 사업도 다시 태어나는 기본의 힘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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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12년차, 각기 다른 성격의 3개 회사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일해오며 이젠 중간관리자가 되었다. 지난 십여년동안 회사를 둘러싼 시장상황도 급변하고 조직구성원들도 다양하게 바뀌어갔다. 최근엔 '회사가 살아야 개인이 산다'는 생각으로 수십년간 일해온 임원진들과 '워라밸(삶과 일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 동료들간의 갈등을 보며 '일'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이 크게 바뀐 것을 느낀다. '사람들에게 '회사(기업)'이란 무엇일까?' '조직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한가?'의구점이 든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기업의 형태와 규모가 크게 바뀌었다. 제조업 중심,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하던 기업은 쇠퇴해가고 서비스/부가가치산업, IT 기반 기업의 활약이 눈부시다. 사회적으로도 기업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론이 수면위로 떠올라 정경유착, 재벌문제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기업을 둘러싼 크고 작은 변화들을 사업가로서, 노동자로서, 또 소비자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때,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가 그 본질적인 답을 제시하는 듯 했다.

 

이나모로 가즈오는 일본 교세라의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으로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가 중 1명이라고 한다. 1932년 생으로 스물일곱의 나이에 자본금 300만엔으로 교세라를 설립했지만 파인 세라믹스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출범 이후 계속 성장해나갔다.  1984년에는 NTT에 맞서 다이니덴덴(KDDI)를 설립하여 회장에 취임하여 일본 2위의 통신업체로 키웠다. 특히, 2010년 일본정부의 요청으로 파산위기에 몰린 JAL의 경영을 맡아 다시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일화는 꽤 유명하다.

(*한국과의 인연도 꽤 깊다. 고 우장춘 박사의 넷째 사위이자 박지성을 키워낸 교토퍼플상가의 구단주이기도 했단다)

 

어찌보면 전후시대 제조업으로 기업을 설립하고 무역업(수출)을 통해 성장발판을 마련, 시대흐름에 맞춰 전자/중화학/통신 등으로 확장해나간 모습이 우리나라 재벌기업과도 닮았다지만 그 이면에는 변하지 않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사업철학이 깔려있었다. 높은 뜻을 세우고 그것을 함께한 사람을 모으는 일이 사업의 시작이라며 "위기 속에서도 강한 회사를 만든건 구성원들의 의지와 마음 덕분이다"라고 말하는 경영인,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완벽주의로 키운 자신감의 힘을 믿는 경영인, 고객에 필요에 맞춘 일꾼이 되어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내는 경영인의 모습 그대로를 살아낸 이나모리 가즈오의 일화가 감동적인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 이나모리 가즈오가 가장 중시한 것은 기업과 기업을 구성하는 개인 모두의 마음가짐이었는데, 스스로의 능력을 '자기능력이상'으로 설정하는 담대함, 한사람, 한사람이 주인의식을 품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이념, 회사의 성장에 모두가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 등은 꼭 경영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자세가 아닌가 싶었다.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은 없다. 꾸준한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고 착실하게 노력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지극히도 평범하고 우직한 방법만이 사업가가 가져야하는 기본적인 원칙인 것. 이것만은 아무리 사회가 변해도,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사업의 본질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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