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작가정신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스로마신화라고 하면 우리는 미국의 토마스불핀치 작가를 생각할 수 있고, 우리 나라에서는 아마 이윤기 작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60세 넘은 나이에도 아직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럽습니다. 또 신화에 대한 그 열정도 너무나 부럽습니다. 무엇엔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이요...

이분이 쓴 그리스로마신화 책 중 한 권을 읽고 이 책이 조금 색다른 책인 것 같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실망하지 않았고 재미있었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쉽게 생각했던 백화점의 장식이나 파리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가게 바구니같은 것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참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것을 보니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구나. 정말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봐야겠구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사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읽었을 때 그말을 참 부정하고 싶었고, 무서웠는데 이제는 인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신화를 읽을 때마다 참 힘들었던 것이 지역이나 신들, 인간들 이름 외우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는 읽다가 포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이윤기 작가가 저같은 이런 사람을 위해 아주 가슴에 와닿는 말을 해놓았습니다. 바로 아이다운 눈으로 보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신화를 보면서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름을 사진찍듯 기억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 글을 읽으며 내가 읽은 태도는 어떤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역시나 나는 억지로 외우려고 하고 따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이윤기 작가가 꼭 나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말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몇 번 읽으면서 이름에도 많이 익숙해지더군요. 정말 신화는 과거가 아니라 형재진행형이 맞더군요. 신화속에는 인간 삶의 애욕이 다 들어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삶의 진리를 조용히 나에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우스 신의 벌을 받아 커다란 바위를 산으로 끊임없이 밀어올려야 하는 시쉬포스를 보면서 허물어질 것을 알면서도 쌓아올리고, 허물어지면 또 쌓아올리는 나의 삶을 보았습니다.

신화는 그렇게 내 곁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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