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노동자 전태일 우리시대의 인물이야기 7
위기철 지음, 안미영 그림 / 사계절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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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프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22살의 어린 나이에 무엇을 알고 무엇을 위해 그렇게 자신의 몸을 불태우며 죽어갔을까? 우리가 익히 노동자의 벗 전태일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었겠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왜 그렇게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외쳤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얼마나 불행하고 어려운 삶을 살았는지 알게 되면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만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어렵고 힘든 가정 형편, 부모님들이 열심히 일하여 조금 행복이 찾아오려고 하니 그것은 허용하지 않고 찾아드는 불행. 전태일에게 불행의 끝은 없었다. 아버지가 옷 만드는 기술로 조금 돈이 모이려고 하면 사기를 당해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되고 반복된 불행 속에 아버지는 알콜중독이 되기도 하고, 어머니는 정신을 잠시 놓기도 한다. 어린 세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가난한 집의 장남 전태일은 지금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삶의 고통을 지고 살았다.

겨우 13살에 기술이라도 배우기 위해 들어간 청계천 평화시장 피복 공장. 전태일은 그곳에서 기계처럼 돌려지는 공장 노동자들을 보고 자신이 무언가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이 바로 근로기준법. 근로기준법에 나와있는 대로만이라도 일하게 해 달라고 아무리 요구했지만 누구 하나 힘없는 노동자들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전태일은 자신의 죽음으로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일을 이루었다.

어린 시절 배고프고, 잠 잘 곳이 없어 어린 동생을 아동보호소에 맡겨야만 했던 삶, 서울에서 잠 잘 곳이 없어 온 가족이 다리 밑에서 몇 달을 지내야 했던 삶, 신문팔이, 구두닦이로 몇 푼을 벌어야 했던 삶을 모두 뒤로 하고 남은 노동자들의 가슴이 해가 되어 죽은 것이다. 우리는 게으르면 가난하게 산다.는 말로 아이들을 교육한다. 그런데 전태일은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은 정말 게을러서 가난하게 사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읽고 나서도 자꾸만 책을 만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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