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소리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1
리혜선 지음, 이담 외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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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면서이루어진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폭죽소리에 등장하는 옥희는 우리들이 살아온 모습의 일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전 하와이 이민 100주년 기념식이 있었지요. 우리 조상들이하와이로 이민을 갔을 때 결코 가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한 길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바로 그렇게 살기 위해서 하와이가 아니라 중국땅으로 이주하고혹은 옥희처럼 당장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서 팔려가 외롭고 힘들게 삶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바로 지금의 중국 연변에서 자치구를 이루며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벌써 10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고 있는 연변 조선족의 시초가 옥희가 아닐까 합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또 나보다 못한 곳에서 팔려서 왔다는 이유로 옥희는 구박받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항상 귀죽어 삽니다. 옥희가 청나라 상인들이 모여있는 시장에서 주인집 여자가 팔려고 할 때는 미국이 흑인을 노예로 부리면서 노예를 팔았던 일이 생각나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살고 있는데 그런 우리가 오늘날 우리 나라에 코리언드림을 꿈꾸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좀 잘 사는 나라에서 들어온 외국인들은 대우해주고, 오히려 아부하려고 하면서 동남아나 중국, 베트남 등에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은 무시하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해 보게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완전히 동화되지는 못했지만 쥐불놀이를 통해 화해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모습을 하고 사는 사람들을 보았다는 밍밍이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나는 옥희의 뒷모습을 보면서 옥희가 적어도 마음의 안식은 얻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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