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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의 패러독스 - 왜 그들은 후회하는가
고용일 지음 / 초록물고기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이직의 패러독스 - 고용일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겨우 들어간 첫 직장. 삭막한 회사 분위기와 치열한 경쟁 속에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이 많습니다. 2:1의 경쟁률을 보이는 사내 진급 시험을 치르기 전에는 묘한 긴장감이 회사 안에 가득하죠. 동료들이 다 경쟁자로 느껴지고, 전쟁터에서 홀로 남겨진 기분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네요.
통계를 보면 가장 큰 불만은 역시 ‘연봉’이 1위를 차지합니다. 낮다고 느껴지는 연봉 때문에 이직을 생각하지요. 그런데 높은 연봉을 받는 대기업 입사자들이 왜 연봉을 낮추고서라도 중소기업에 재취업을 할까요? 연봉은 중요하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이 더 좋아서?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원래 인간이라는 존재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지요. 연봉이든, 여유든, 복리후생이든 자기가 누리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누리는 게 더 부럽습니다. 일단 이걸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이직을 하든 안 하든 행복을 찾아요.
넓게 생각해보면 자영업자들도 월급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빵집이나 떡볶이집도 고객이라는 상사를 모시고 그들에게서 급여를 받습니다. 저도 심사평가원에서 매달 같은 날에 급여를 받네요. 자영업자는 무한 자유와 무한 책임이 따릅니다. 출근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고, 조퇴하고 싶으면 조퇴해도 됩니다. 그러나 ‘고객’이라는 상사는 너무도 냉정합니다. 당장 다음 달 월급을 반도 안 주는 무서운 존재들이죠.
수익이 나면 그 수익을 유지해야한다는 부담감, 수익이 나지 않으면 망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자영업자들이죠. 이런 치열한 환경 속에 자영업자들도 나름의 이유로 ‘이직’을 생각하게 됩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더 높은 고민을 하겠네요.
저자는 이직을 하기 전 다섯 가지 체크리스트에 답을 해보라 합니다.
1. 충분히 냉정한가?
2. 싫어하는 것 말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3. 당신 스스로 원한 이직이 맞는가?
4. 당신이라는 상품과 당신을 살 고객을 아는가?
5. 해 볼 만큼 해보았는가?
첫 번째, 충분히 냉정한가. ‘욱’하는 마음으로 사표를 던지고 이직을 하는 게 가장 어리석죠. 자영업자로 친다면 고객과 싸우고 난 후 가게 문을 닫아버린 셈입니다. 어딜 가도 악덕 고객은 있습니다. 그걸로 욱해서 싸우고 가게 문을 닫아버린다면, 다른 곳에서 가게를 오픈해도 또 욱해서 문 닫을 가능성이 농후하죠.
두 번째,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을 깨닫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함께, 다시, 유럽>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신혼여행으로 400여 일간의 여행을 떠난 부부가 이야기죠. 그들은 여행이 일상이 되어버려서 ’낯선 침대에서 일어나 또 낯선 도시를 여행해야 하는 장기여행자에게는 퇴근 후 친구들과 기울이는 소주 한 잔이, 그리고 술에 취해 들어가는 익숙한 집 앞 골목길이 가끔 얼마나 그리운지 모른다.‘다고 말합니다. 집에 있으면 여행이 그립고, 여행을 가면 집이 그립죠.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세 번째, 당신 스스로 원한 이직인가. 주변 눈치나 사회적 체면 등 때문은 아닌지.
네 번째, 나라는 상품과 나를 살 고객을 아는가. 이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그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보다 유능하고 인정받는 사람일 경우가 많아요. 동네 떡볶이 집으로 잘 되니까 번화가 쪽으로 진출을 해볼까 하는 경우죠. ‘나는 단골 고객들 취향도 기억 잘 하고, 친화력도 좋으며,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절박함을 노력으로 승화시키기도 잘 한다. 떡볶이 맛도 이 주변 상권 다른 떡볶이집보다 뛰어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번화가 쪽에 진출한 사람들은 모두 저런 장점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차별화되는 장점을 찾아야 하는 거죠. 이른바 나를 ‘잘 알아야’ 합니다.
다섯 번째, 해볼 만큼 해봤는가. 해볼만큼 해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능력입니다. 세상 어느 일도 대충대충해도 잘 되는 일은 없죠. 혹여 지금 대충해도 잘 되는 듯 보인다면, 나중에 곧 망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내가 자리만 옮기면 아주 잘 할 자신이 있어. 여기는 너무 좁아. 너무 외진 곳이야. 월세가 비싸. 경쟁이 치열해. 집주인이 너무 피곤하게 해. 고객층이 너무 까탈스러워.’라고 말하면서 해볼 만큼은 안 하는 경우를 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리를 옮겨도 어떻게 될는지 뻔하죠. ‘갑자기 메르스 때문에 경기가 너무 안 좋아’ 등 또 다른 핑계를 대면서 자신이 안 되는 이유를 말할 거에요.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기업인이든 넓은 의미의 이직을 생각할 때 고민해야할 다섯 가지 질문을 꼭 답해보면 좋습니다. 휘리릭 읽어볼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