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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참모 - 참모의 눈으로 바라본 손정의 기업가 정신 ㅣ 스타리치 기업가 정신 시리즈 2
시마 사토시, 정문주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손정의 참모 - 시마 사토시
“재주는 마윈이 부리고, 돈은 손정의가 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상장과 동시에 구글에 이은 세계 2위의 IT 기업이 된 알리바바의 마윈이지요. 그러나 알리바바 주식의 소유량이 다릅니다. 마윈이 6퍼센트, 손정의는 30퍼센트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마윈이 열심히 일해서 대박을 낼 때마다 손정의가 훨씬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손정의는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알리바바의 지분을 일부 팔았습니다. 일부라고 해도 9조 원이 넘는 큰 돈이죠. 이 돈으로 또 무얼 하려고 저러나 궁금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될 돈으로 자신은 더 큰 일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이런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손정의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그가 19살 때 세운 ’50년 인생계획’을 통해서도 손정의의 비범함을 알 수 있습니다.
20대, 이름을 알린다
30대, 사업자금을 모은다
40대, 큰 승부를 건다
50대, 사업을 완성시킨다
60대,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넘긴다
일본의 유명한 기업들 중에 우리가 알만한 이름이 몇 가지 떠오르시는가요? 그런 기업들을 제치고 뛰어난 회사 세 곳을 들면 ‘일본전신전화 NTT, 도요타 자동차, 소프트뱅크’가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우리가 잘 아는 소니나 혼다, 미쓰비시도 이룩하지 못한 영업이익 1조 엔을 넘기고 있죠.
손정의 사장은 허풍 같은 큰소리를 잘 칩니다. 우리나라의 KT와 비슷한 NTT가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주름잡고 있을 때 10년 안에 NTT를 능가하겠다는 말을 합니다. 당시 손정의의 상황은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시가총액이 100분의 1로 내려앉던 시기였죠. 몸을 사리고 사려도 모자랄 판에 업계 1위 매출액 4조엔 규모에 종업원 수만도 33만명에 이르는 공룡기업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8년만에 소프트뱅크는 NTT를 능가합니다. Big Hairy Audacious Goals 을 목표로 삼으면 거기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나봐요. 이런 생각을 하는 손정의라는 인간 자체가 신기합니다.
저자는 8년 동안 사장실 비서로 활동하면서 많은 성과를 이뤄낸 사람입니다. 잭 웰치와 베더우스키, 이건희와 이학수, 마크 주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와 비슷한 관계로 보이네요. 사장실 실장의 시각에서 쓰인 책이니 ‘후계자 양성’에 초점을 맞춰서 읽어도 재밌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사장실 실장은 손정의 사장과 함께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후계자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 사장실 실장은 최고의 목표다.’라고 말하죠. 사장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의 철학을 같이 공유하는 사람이니 후계자로 적합하겠군나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 18시간 일을 하며, 일본연휴 기간에는 다른 나라에서 일하면 되기 때문에 편하다는 손정의를 따를 사람은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책 내용에도 나오듯 백악관 직원들은 하루에 16시간을 일한답니다. 노력만 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하기는 참 어렵나봐요.
이 책을 보면서 손정의는 참 좋은 참모를 두었구나 생각이 든 대목이 두 번 있었습니다. ‘손 사장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100퍼센트 실현시켜 주겠다.’고 결심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이 정한 이상 보좌할 뿐입니다.” 이 부분인데요, 사장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가치관을 공유한 사람이 많은 기업일수록 그 회사는 튼튼하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런 사람이 제 주변에서 하나 둘 커간다면 참 행복하고 일할 맛 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