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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의 도쿄 ㅣ 도시 산책 시리즈
양선형 글, 민병훈 사진 / 소전서가 / 2025년 8월
평점 :
이 책이 읽고 싶었던 이유는
표지의 강렬함과 심플한 디자인이라는 것,
그리고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도쿄를 산책하는 이야기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와서였다.
나는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를 몰랐다.
책을 읽으며
양선형 작가가 생각하는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에 대해 알아가며 또 도쿄를 산책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이전에 읽던 책읽기보다 무척
신선하고 새로운 책읽기 방식이어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새로운 작가의 작품과 그의 세계관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었다.
현실의 세계와 맞닿은 친근하고 친절한 산책하는 이야기속 문학 이야기가 참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p.29
그러나 무모한 고백의 열정에 사로잡힌 화자에게 당시의 나는 꽤 큰 위안을 받았는데,
달콤하고 다정한 말을 들을 때와는 달랐다.
자신을 설명할 언어를 구하려고 지독하게 투쟁하는 인간 앞에서 느껴지는 집요하며 고독한 위안.
나도 그런 위안 속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그것은 여전히 문학만이 선사할 수 있는 위안일 것이다.
p.79
현실에서 우리는 더 멀쩡한 척하기 위해
에너지를 쓰지만 문학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한 척하기 위해 에너지를 쓴다.
문학은 그렇게 만들어진
개성적인 주체들의 은하계일 것이다.
p.92
소년 미시마는 죽음에도,
유작을 쓰는 일에도 실패했지만,
장년 미시마는 죽음에도,
유작을 쓰는 일에도 성공한다.
미시마의 삶을 단순한 방식으로 요약하자면,
그는 소년기와 청춘의 실패를
장년기에 다시 시도하며
기어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고집스러운 인간인 셈이다.
p.106
문학이란 무엇일까.
미시마와 생판 남인,
그와 동시대와 모국어를 공유하지도 않고
그의 내면에 가까워지기 어려운 배경을 지닌 내가,
미시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늘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학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나.
문학은 시간의 베일 너머에서
불쑥 내밀어진 손이 아닐까.
미시마와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지만
여전히 그의 진짜 얼굴은 검은 활자들이
빽빽하게 떠내려가는 흐르는 베일 뒤에
감추어져 있는 것만 같다.
(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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