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복수 ㅣ 이야기씨앗 5
김영인 지음, 김잔디 그림 / 반달서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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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반달서재 #매운맛복수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로건이에게 ‘복수’가 무슨 뜻인지부터 설명해줘야 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복수라는 단어는 꽤 무시무시하게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책 표지는 복수를 결심한 아이들의 표정을 너무 잘 살려놔서, 읽기도 전에 이미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어떤 복수일지, 도대체 얼마나 매운맛일지 궁금해서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매운맛 복수』는 50년 동안 이발소를 운영해 온 동구 할아버지와 손자 동구의 이야기다. 동구가 자랑스러워하던 이발사 할아버지는 어느 날 넘어져 허리를 다쳐 입원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다친 할아버지에게 몸에 좋다며 선물을 가져다주라고 한다. 그중 지네를 가져다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로건이가 “왜 벌레를 먹어야 빨리 나아?”라고 물어서 설명해 주며 한참 웃었다.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이발소를 한동안 닫게 되자, 할아버지 친구들과 동네 어르신들이 병문안도 오지 않고 이발소도 찾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 모습을 보며 동구는 서운한 마음이 점점 커진다. 그러다 어느 날, 할아버지 친구가 다른 미장원에 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동구는 오해 속에서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백바지를 입은 할아버지에게 케첩을 뿌리는 장면, 노인회관에서 신발을 숨기고, 지팡이에 풀을 바르는 장면까지. 동구의 복수가 하나씩 이어질수록 웃기면서도, 로건이가 혹시 따라 할까 봐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야기는 그 오해가 풀리면서 방향을 바꾼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의 친구들 역시 걱정은 됐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참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동구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어서, 조부모님과 자주 만나지 못하는 로건이가 괜히 더 안쓰럽게 느껴졌다.

동구 할아버지가 이발소 재오픈을 준비하며 청소하는 장면에서는, 로건이가 집에 손님을 초대할 때 설레서 함께 청소하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다. 그 장면 속 동구가 참 귀엽게 느껴졌다. 로건이는 태어나고 몇 년 동안은 집에서 내가 머리를 잘라주다가, 얼마 전부터는 엄마를 따라 미용실에 다니고 있다. 아이에게 익숙한 소재로 이야기가 전개되니, 동구네 이발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제목 속 ‘매운맛’과는 달리,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할아버지를 위하고, 할아버지의 이발소를 지키고 싶었던 동구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추억이 있는 어른들이 읽어도, 자연스럽게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웃음 지을 수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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