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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서툰, 당신에게
켈리 G. 윌슨.트로이 듀프레인 지음, 임현경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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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살아가면서 불안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크고 작은 사건, 사고 안에서, 또는 특별한 일이 없다 하더라도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나와 같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불안감을 잘 느끼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별다른 일이 없는 상황에선 '왜 아무런 일이 없지?'라고 생각하며 또 다른 불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나의 이런 성격상의 민감함에 의한 것이며, 하필 때맞춰 큰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책은 ACT(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 수용전념치료)에 바탕을 둔 것으로, 6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섯 가지 영역이란 현재에 존재하기, 인지적 탈융합, 수용, 가치, 전념행동, 맥락으로서의 자기를 말한다. 각 장에서는 해당 영역에 대한 설명과 게임이 나와 있어 이 치료법을 익히며 방법을 간단하게 터득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게임만으로는 이 치료법을 완전하게 익히기는 힘들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은 과거나 미래에 얽매어 있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는 것, 어차피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통이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 앞에 놓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니 그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생각지 못한  다른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 등이다. 사실 어려움이 나에게 닥칠 때 그것을 온전하게 분별하기는 힘들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끊임없는 갈등 속에 있으며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도망가고 싶을 때 그래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미래에 대한 망상도 접어야 한다는 것을 되새겨야 했다. 불안이 내 인생을 좌우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결국 현실을 받아들여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인류가 원시시대에 수많은 맹수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불안감이었다. 불안은 조금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조심성 많은 조상 덕에 우리가 이제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 불안감을 어떻게 다루고,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가는 여전히 지금 그 감정과 공존하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 어쨌든 힘들어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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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이종선 지음, 김수강 사진 / 쌤앤파커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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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친구들끼리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아직까지도 항상 새롭게 돈을 주면서까지 배우고 있다고." 이제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 세상사에 익숙해질 만한 나이가 되었는데도 걸핏하면 당하고 인간관계에 서툴고 그래서 후회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니 하는 말이다. 이제는 세상을 알만한 나이라고 말할 수 있는 때란 도대체 언제란 말인가 하는 자조 섞인 안타까움이 묻어나올 때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나의 한탄에 공감을 주는 여러 에피소드와 그 속에서 얻어지는 깨달음을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정말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어 있기를 바랐던 나의 마음처럼 저자의 글 속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저자의 다른 책 제목인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도 마음에 와 닿았던 기억이 있다. 이미지컨설턴트라는 저자의 직업과 무관하지 않게 책 속에서 들려주는 소소한 일상에서의 깨달음은 자신을 변화시켰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못지 않게 마음 속 이미지를 가꾸다 보니 이런 깨달음도 얻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로 인해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에 대해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다. 수필이라는 장르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문학같지 않게 느껴졌던 적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사람들 사는 모습에 눈길이 가다 보니 이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왜 중요하고 아름다운지 알 것 같다. 이 책의 내용들도 어찌 보면 아주 사소해보이지만, 한 장 한 장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들이어서 한꺼번에 다 읽어버리기 보다는 아주 작고 맛있는 사탕을 아껴서 먹듯이 조금씩 읽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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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
안성진 지음 / 가나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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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에게는 글로써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책을 가까이 하고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글로 잘 써 내느냐가 더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하다. 더군다나 자신이 글쓰기에 조금 재능이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자신의 책을 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 마음만 있을 뿐 그것을 어떻게 현실화해야 할지 몰라 그저 막연히 언젠가는 써야지 내지는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고 살아간다.

 ⁠이 책을 선택하면서 나로 그런 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방법은 오직 하나, 그저 우선 쓰고 보라는 것이다.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끊임없이 쓰는 것이 글쓰기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이 글을 쓴 저자는 자신의 책을 쓸 수 있었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 때가 되면, 또는 준비가 되면'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종일관 우선 쓰기 시작하면 더 좋은 글이 써지기 시작한다고, 그 순서를 바꾸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처음 그 순간에 대한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을 가진 나에게는 그 방법은 믿기지도 않고,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이 해결책이라니 한편으로는 쉬운 방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나와 같은 망설임으로 선뜻 책을 쓰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친절하고도 반복적으로, 여러 실제의 예를 들어가며 어서 글을 쓰라고 말해주는 이 책을 읽다보니 그 조언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자신과 같이 책쓰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글쓰기를 책으로 만들어 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 주고 있다.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는 방법이라든가, 출간기획서 쓰는 법, 건강 관리의 중요성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어 실질적인 유익함이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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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빨간 모자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1
세브린 비달 글, 바루 그림,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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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빨간 모자는 커다란 이야기 그 자체이다.

아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는 허무맹랑한 소리로 여겨지는 이야기조차도 아이는 믿는다.

아이는 할아버지의 빨간 모자에 그런 이야깃거리가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빨간 모자를 가지고 싶어한다.

 

우리도 예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아랫목에 누워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고,

또 그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들곤 했다.

그 이야기가 새로울 것도 없이 반복되더라도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함께한다는 그 유대감이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빨간 모자를 쓴 할아버지와 낚시를 가고,

달로 여행을 떠나고,

달에서 모닥불을 피워 사탕을 녹여 먹으면서

하늘을 바라본다.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그 시간이야말로

달콤한 사탕 같은 시간이다.

 

할아버지와 지구로 돌아오면서

이번에는 아이가 길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네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의 말을 믿는다.

할아버지의 빨간 모자는

항상 아이의 머리에 있다.

 

 그림책을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그림책이 우리의 마음을 끄는 건 표지의 색깔이나 면지의 색깔 때문이기도 하다. 또는 그림책의 어느 한 장면이나 등장인물들의 말이나 행동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같은 책을 보면서도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이 각각 다르다. 다른 문학 작품들도 그러한 다른 감흥을 느끼게 하지만 특히 그림책은 그 시각적 탁월성 때문인지 그러한 개인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빨간 모자'가 상징하는 것은 할아버지의 사랑, 상상력, 창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의 천진함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온전히 믿고 그 이야기 속 여행에 동참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할아버지의 빨간 모자는 결국 아이에게 전해지는데 그 장면에서 할아버지는 마치 어린아이같이 작게 그려져 있고, 아이는 할아버지보다 더 크게 그려져 있다. 할아버지의 능력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듯하다.

 아이들과 빨간 모자를 돌려쓰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보면 어떨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지 말고 들어주고 믿어주고 인정해주고. 그런 작업을 같이 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와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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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100점의 숨겨진 이야기 - 다섯 살짜리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현대미술
수지 하지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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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오 폰타나의 <공간개념 '기다림'>으로 겉표지가 장식된 이 책은 현대 미술작품 100점의 사진과 그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1945년 이후 '공간주의'를 발전시킨 폰타나는 캔버스를 베고 그 행위를 통해 공간을 초월한 무한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려 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작품 같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은 이전의 서양화와는 다른 기법과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원제가 <WHY YOUR FIVE YEAR OLD COULD NOT HAVE DONE THAT> -다섯 살짜리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현대미술- 이라는 점만 보아도 그러한 점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재미있게도 이 책에는 다섯 살짜리 아이가 이 작품을 만들 수 없는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작가의 접근방법, 과정, 기법이나 작품의 미술적, 역사적 맥락, 소장처와 유사한 미술작품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 있다.

 사진이 발명되고 나서 미술가들은 이전처럼 실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고,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시기까지 자본주의와 상업주의의 영향은 미술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술이 사실의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20세기 초 낡은 아카데미 전통에 반기를 든 미래주의, 표현주의, 다다, 미니멀리즘, 아르테 포베라와 같은 미술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지만 젊은 미술가들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의 작품은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으며 사회적인 여러 가지 현상들, 즉 다원주의, 영적인 삶, 갈등, 소비주의 등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오브제/ 장난감, 표현/낙서, 도발/짜증, 풍경/플레이스케이프, 사람/ 괴물의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미술의 전체적인 발전 과정에 대해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몇몇 작품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 중 한 사람인 르네 마그리트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들을 작품 속에서 표현한다. <정지된 시간>에서도 증기를 뿜으며 벽난로를 통해 실내로 들어오고 있는 증기기관차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벽난로 위의 촛대 중 하나에는 그림자가 없다. 마그리트는 달리와 함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마침 리움미술관에서 [칼더전]이 열리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은 <랍스터 트랩과 물고기 꼬리>라는 작품이다. 미로와 몬드리안의 영향을 받은 칼더는 4차원적인 모빌을 통해 기하학적인 추상화를 재해석했다.

  플랙털로 유명한 잭슨 폴록의 작품도 실려 있다.마치 어린아이의 낙서처럼 보이는 그의 그림은 '드립'기법으로 제작되었는데 <하나:31번>과 같은 자굼을 통해 기조의 미술과는 다른 새로운 기법을 통해 시대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외에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마르셀 뒤샹의 <샘>이나 뭉크의 <절규>, 피카소의 <독서>를 비롯하여 개빈 터크의 <비닐봉지>, 키스 해링의 <크랙은 안돼>, 아이 웨이웨이의 <해바라기 씨>, 사이 톰블리의 <올림피아>, 키키 스미스의 <무제>와 같은 작품들도 눈여겨 볼 만하다. 현대미술 작품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무려 100점이나 되는 작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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