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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그릇에 담은 보배 - 연약하기 때문에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신비
권수경 지음 / 복있는사람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다 읽었다. 책을 덮고 처음으로 드는 생각!
잡힐 듯 잡히지 않아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진 이 책 ‘질그릇을 담은 보배’는 책 자체가 ‘보배를 담고 있는 질 그릇’이다.
교회에서 통용되는 말이 있다. 믿음, 섭리, 헌금, 섬김... 세상에 나오면 좀처럼 회자되지 않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도 사실 이러한 용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질그릇에 담은 보배’는 그런 생각에서 출발한다. 일종의 ‘비틀어 보기’이다.
무언가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할 때 그것을 ‘의심’해 보면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다준다. 이 책이 나에게는 그렇다. 믿음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우리가 ‘믿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진짜 ‘믿음’이 아닐 수 있다. 우리는 섭리라고 말하면서 살았지만 우리가 정작 알고 있는 것은 ‘섭리’라는 모양을 지닌 ‘운명론’인지도 모른다. ‘큰 자’이기를 한 번도 바란 적이 없다고 ‘변호’하지만 이미 ‘큰 자와 작은 자’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재단하고 있는 나의 모습 속에서 내 안에 ‘죄’로 규정된 ‘교만’이 주인 노릇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질그릇에 담긴 보배’는 우리에게 그런 통찰을 안겨 준다.
더불어 성경이 ‘질그릇’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참된 진리는 인간의 언어로 ‘완벽하게 표현’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성경’은 ‘보배를 담은 질그릇’이다. 질그릇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속에 ‘보배’를 품지 않는다면 말이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 이유는 바로 ‘진리가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그릇’처럼 보여서 ‘명심보감’이나 ‘논어’ 같은 책과 다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의 보배’를 정확히 바라볼 수 있다면 ‘질그릇’은 더 이상 ‘질그릇’이 아니다.
‘그릇’의 어떠함에 내 눈이 가려지지 않고 ‘보배’에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한번 훑고 지나가고 말 성격의 것이 아니다. 가다가 여러 번 멈춰 서서 뒤돌아보게 만든다. 혹 내 인생의 흔적 속에 ‘질그릇’에 눈이 가려 ‘참 보배’를 발견하지 못했던 시간은 없었는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