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제자도
존 하워드 요더 지음, 존 C. 누겐트.앤디 알렉시스-베이커.브랜슨 L. 팔러 엮음, 홍병 / 죠이선교회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아직도 기독교 신앙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많은 나라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는 지금도 사도행전적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어떤가? 적어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의 진리가 이 시대 이 나라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인가? 이제 더 이상 ‘제자도’에 대한 관심은 꺼도 되는 것일까?

 

한 동기목사님께서 대화 중에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이 시대에 정말 목숨을 거는 순교는 없을지 모르지만 쉽게 이야기해서 오늘날의 순교는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지금도 마음에 많이 남는 말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시대가 어떠하던지 적용될 수 있고, 그에 맞게 설명되어야 한다.

 

존 요더는 1997년에 작고할 때 까지 교회를 향하여 끊임없는 도전을 던졌다. 교회라고 이름 붙여져 있지만 교회가 아니고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우지만 그리스도인이 아닌 그 시대의 교회공동체와 성도들을 향하여 ‘급진적 제자’가 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그의 선포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적용되는 말이다.

 

그가 말하는 급진적 제자도는 결국 ‘불순응과 순응’으로 요약될 수 있다. 좀 더 사족을 붙이자면 ‘세속의 흐름에 불순응하고 예수의 메시지에 전적으로 순응하는 삶’이 제자도라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와 성도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 끊임없이 ‘불순응의 과제’가 주어지는데 우리는 그 과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묻고 있다.

 

“우리의 불순응은 가정과 일터와 교회 사역 등 인간 상호 작용을 하는 주요 영역들에서 표출되어야 한다. 인간들이 함께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남을 지배하려는 시도와 남을 섬기려는 시도 사이에서 선택을 내려야 한다.(p105)”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선택이 언제나 후자이지 않다는 것이다. 섬겨야 하는데 지배하려 한다. 교회가 세상과 달라야 하는데 세상과 다른 모습이 전혀 없는 슬픈 현실일 지금의 교회는 아닌가하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계속 하게 되었다.

 

한국 교회가 지탄을 받고 있다. 더 이상 세상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결국 세상이 교회를 향해 지탄을 한다는 자체가 세상이 교회를 향하여 거는 기대가 있다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었다. 다르기를 원한다. 세상은 짓밟고 일어서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교회는 예수님 이후로 끊임없이 ‘짓밟히는 역사’가 아니었는가? 그런데 이제 교회가 세상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군림하려하니 교회를 향하여 손가락질 한다. 존 요더의 외침이 지금 이 시대를 향한 외침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속에 불순응하는 것 만이 참 제자가 되고, 교회가 다시 영광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세상을 향한 불순응은 결국 ‘예수를 향한 순응’으로 연결된다. 존 요더는 예수님께서 이 땅 가운데 행하신 목적이 “...... 그 자신이 바로 세상에서 다른 이야기를 만들도록 하나님의 보냄을 받은.....(p198)” 것이라고 정의한다. "예수는 현실 세계에 대항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행복과 구조, 혹은 권력과 가족과 생산성 조차 반대하지 않았다. 단지 이런 것들이 현실 세계에서 어떤 모양을 지녀야 하는지에 관하여 이야기하신다(p199)."

 

그 ‘어떤 모양’이 세상과 다르다. 바울 사도는 고후 5:15에 그리스도인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자기 몸을 버린 예수님을 위해 산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인 그리스도인들을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라고 선언한다. 새로운 ‘존재’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을 향한 불순응이고, 예수를 향한 순응이다. 그 예수를 향한 순응이 바로 ‘십자가의 도’이다.

 

이 책은 여러 개의 설교를 묶었지만 각 장의 주제에 맞게 편집자가 적절하게 잘 배열하였다. 편집자 서문에도 나타나 있지만 존 요더의 비교적 어려운 신학적 개념들을 쉬운 표현으로 잘 설명한 설교문 들이기에 ‘존 요더’라는 신학자와 그의 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다가갈 책이다. 책 두께도 참 얇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한 장 마다 생각할 거리로, 내 삶의 장에서 바뀌어야 할 도전 거리로 흘러넘치는 책이다. 내가 정말 그리스도인인가? 정말 이렇게 가도 괜찮은 것인가?라는 질문이 드는 사람들마다 이 책을 당겨 읽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친절하지 않게’ 내 삶을 진단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를... 나도, 이 책을 읽을 또 다른 독자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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