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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 거칢에 대하여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2월
평점 :
흔히 한국사회를 가리켜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말한다. 지나치게 역동적이어서 쉴 새 없이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고,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모두가 흔들리며 좀처럼 중심을 잡기 힘든 사회. 그 속에서 꿋꿋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신념을 견지하는 지식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변해서는 안 될 것,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존재한다. 이 책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자주 놓치고 가는 것들,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홍세화 작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세상의 변화에 맞춰 사유와 비판의 날을 업그레이드했다. 그는 전작보다 더 깊은 사유와 날카로운 비판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기득권의 생각을 주입하는 교육과 언론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생각의 좌표>보다 예리하고, 장발장은행의 은행장으로 바라본 한국사회의 현실-가난을 엄벌하는 체제에 대한 비판도 날카롭다.
시적인 아포리아로 가득하지만, 그 속에는 날카롭게 벼린 칼날 같은 사유가 담긴 책. 한국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