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짜릿한 탐험사 ㅣ 인문학이 뭐래? 8
햇살과나무꾼 지음, 김유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탐험을 통해 역사를 읽다

​

표지만 보고는 글밥이 많지 않은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펼쳐보니 생각보다 글이 꽤 많았다. 초등학생이라면 적어도 고학년은 되어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소위 말하는 '찐이과'다. 학창 시절 역사 공부를 등한시한 채 사회인이 되었는데, 살아보니 이로 인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국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교육사를 공부할 때도 그랬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과학사를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시대적 배경과 전반적인 세계사의 흐름을 알아야 비로소 사건과 사건 사이의 연결고리가 보이고 이해도 쉬워진다. 그런데 나는 그 연결고리가 여기저기 끊어져 있으니 답답할 때가 많다. 아는 것이 띄엄띄엄이다 보니 새로운 사실을 접해도 그것이 전체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

그렇다고 이제 와서 두꺼운 세계사 책을 펼쳐놓고 처음부터 공부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알면 짜릿한 탐험사』라는 제목을 보고 당장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책을 읽기 전 목차부터 살펴보았다. 탐험가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몰라도 이름 정도는 다 알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탐험가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도대체 나는 어디까지 무식한 것인가. (하하;)

​

어릴 적에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위대한 탐험가이자 위인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항해가 원주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실제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콜럼버스의 날 대신 원주민의 날을 기념하기도 한다.

​

같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도 시대에 따라, 또 누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 역사의 흥미로운 부분인 것 같다.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조차 다시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책에 등장하는 탐험가 중에는 처음 접하는 인물도 많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통적으로 궁금했던 것은 하나였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먼 곳까지 나아가게 했을까?

​

특히 북극과 남극 탐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글을 읽기만 해도 발에 동상이 걸릴 것 같은 혹독한 환경이다.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한 시대에도 쉽지 않은 일을 그 당시의 장비와 기술로 어떻게 해냈을까. 물론 탐험은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수많은 동료의 협력과 희생, 때로는 이름조차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다.

​

그럼에도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려는 인간의 집념과 끈기를 생각하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호기심이었을까, 명예와 부를 향한 욕망이었을까, 아니면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에 도달하고 싶다는 도전 정신이었을까.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까지 하게 된다.

​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탐험가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학생들에게도 좋은 역사 입문서가 될 것 같다. 한 탐험가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그가 살았던 시대를 궁금해하고, 그 시대의 다른 사건들까지 찾아보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가 아닐까.

​

역사는 단순히 인물과 사건을 암기하는 학문이 아니라,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

그동안 내게 역사는 여기저기 흩어진 퍼즐 조각과 같았다. 이 책을 읽었다고 그 퍼즐이 모두 맞춰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몇 개의 조각이 어디에 놓여야 할지는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하나둘 연결될 때 느끼는 재미가 바로 역사 공부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

실천교육교사모임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