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래도 네가 선생님을 했으면 좋겠어
김차명 지음 / 일요일오후 / 2025년 2월
평점 :
작년 10월, 모교의 교수님에게 대학교 2학년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가칭) 교사하는 즐거움'에 대한 강의를 요청 받았다 교수님의 부탁인데다 후배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응하였는데 그 때부터 전전긍긍이었다 그 당시 나는 일이 너무 몰아붙여서(물론 누가 강제로 일을 시킨 것은 아니다 내가 다 벌린 일이어서 누구 탓 할 처지도 아니었다) 정말 쉬는 날 하루 없이 대상포진까지 겪었기에 내가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고 있나 하는 자괴감으로 가득찬 시기였다 그 강의하는 날 또한 학교(영천)에서 일과를 마치고 포항에 출장을 갔다 다시 영천(보현산 - 영천에서 엄청 안쪽으로 들어가야 함...)으로 돌아와서 강의를 하고 집(대구)으로 가는 일정이었기에 차만 몇 시간 운전한지 모르겠다 그리하여 강의 내용은 교사 하는 어려움에 대해 주구장창 말하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도저히 희망이라고는 없는 교직사회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에 지나고나서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물론 그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그 후 열심히 한 노력에 대해 나름 결과도 얻고 바쁜 것도 지나가니 내가 너무 극단적으로 말한 것 같아 말을 뒤집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던 중 김차명 선생님이 쓰신 '그래도 네가 선생님을 했으면 좋겠어'책을 만나게 되었다
김차명선생님은 참샘스쿨 운영자로 아마 초등교사 중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중등교사인 나 또한 오래전부터 김차명선생님의 글과 그림을 가까이 접하고 있었다 장학사로 전직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특이한 이력(?)까지 갖춘 김차명선생님의 교직 생활이 이 책 한 권으로 다 표현할 수 없겠지만 2025년 지금 교사를 하고 있는 내가 읽기에 시의적절한 책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의 타겟층이 예비교사 또는 저경력교사인듯 한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전국민이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교육감을 선거로 선출하기에 선거철마다 나오는 말이 학부모도 아니고 교육에 대해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선거공약만 보고 어떠한 교육감이 더 나은지 어떻게 아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교사(교직원)들도 딱히 선거 때 어떠한 기준을 두고 표를 줄지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32가지 주제에 대해 만화와 짧은 글이 수록되어 있어 처음부터 읽을 필요도 없고 한 에피소드당 그리 길지 않기에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나는 작년부터(2024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나 스스로 '평교사로 정교사를 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내가 정년퇴직 하려면 20년은 더 해야 하는데 그 때에도 내가 학생들과 교실에서 호흡하며 수업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100세 시대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1. 진로교사가 된다(경북은 진로대학원을 나오거나 진로교사 부전공 연수 신청을 받는다) 2. 승진한다(마일리지 교감 or 전문직 시험) 3. 박사학위를 받아 어딘가로 간다(어디에 가나??) 4. 수석교사가 된다(누가 나를 수석교사로 뽑아주지도 않겠지만 나도 할 생각이 없다) 이렇게 선택지를 보고 1년을 생각해도 답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도 없고 주변의 내 또래 선생님들과 이야기해 봐도 다들 나처럼 답답해만 하고(?) 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예비교사들 입장에서는 배부른 고민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나는 어쨋든 내 인생이니 진지한데 그저 하루살이로 살아갈 뿐이다 이 책 또한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앞으로 교사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에서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며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가능한 한 오래 이 자리를 지키고 싶은 꿈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120p)'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문장이다 2025년에 담임으로 만나게 된 H고 1학년 N반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1년을 선사하고 수업에서 만나는 1,2,3학년 학생들에게 생명과학이란 무엇인지, 생명과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는 수업을 꾸려나가고 싶다
덧, 실천교육교사모임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덧덧, (아마도) 오타 발견
87p 외무 게시 공문 -> 외부 게시 공문
90p (2)정근수당과 -> 정근수당
211p 교사사는 '교장의 지시'에 -> 교사는 '교장의 지시'에
덧덧덧, 지난 10월 학부생 강의 망친 것에 대한 반성으로(?) 이 책 5권을 사서 강의를 요청한 교수님에게 보낼 예정이다... 부디 나의 갸륵한 마음이 도달하길 ㅠㅠ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며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가능한 한 오래 이 자리를 지키고 싶은 꿈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