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생각한다>, 문태준 시집 (창비)아침엔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아침의 생각도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문태준 시인 주위로 떠다니는 구름은 무슨 모양일까.나른한 고요를 다 쓴 여름날 오후에 들려오는 그늘진 하품 소리. 햇별 드리우는 그의 아침 메아리가 참으로 갸륵하다. 엄지 문진으로 붙잡고 있는 페이지의 파동 위로 때마침 짙은 노란색의 열매가 떨려 온다.탱자나무 였을까. 그 사이로 솟아난 일직선의 가지들이 마치 시절詩節 같다. 그 위에 앉아선 오늘의 작은 새는 그저 당일의 시인 같다. 새와 탱자나무가 있는 집에서 산다는 그에게서 태양이 뜨면 시를 쓴다는 목소리가 들려 온다.바다의 만리, 그곳의 내부 같이 긴 테이블에 당신과 마주 앉았다. 서로를 건너편 끝에 앉혀놓고, 테이블 위에 놓아둔 우주의 만물. 운명이란 건 바로 앞에 보이지만 손만 뻗는다고 이어질 수 없는 것. 지구를 담은 채 차가워진 걱정을 달래기 위해 상상 속에 부풀려진 돛을 펼친다. 이대로 외로운 저녁별에 갈매기 치는 물보라에 담그러 가본 적 있는 사람. 항로를 전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젖은 흰 셔츠와 주름 잡힌 푸른 치마를 세탁기에 돌린다. 운명대로 산다는 건 저 넓은 수평선 위에 보이지 않는, 해저 속에 새겨진 물줄기에 기대어 잠겨야 하는 걸 말한다.“뿌리는 무엇과도 친하다. 꽃나무와 풀꽃들의 뿌리가 땅속에서 서로 엉켜 있다냉이가 봄쑥에게 라일락이 목련에게꽃사과나무가 나에게햇빛과 구름과 빗방울이 기르는 것은 뿌리의 친화력 바람은 얽히지 않는 뿌리를 고집스레 뽑아버린다우리는 울고 웃으며 풀지 않겠다는 듯 서로를 옮겨 감았다”이 시집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 운명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표시일까. “내게 꽃은 생몰연도가 없네옛 봄에서 새봄으로 이어질 뿐꽃아 너와 살자우리의 가난이 마주 앉은 이 저녁의 낡은 식탁 위꽃은 신의 영원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네”*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changbi_ins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