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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평점 :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김영숙 작가 (빅피시)
매일 아침 일어나 창밖을 보듯, 그림에서 하루를 보는 이의 글은 아름답다. 김영숙 작가의 말은 어쩜 이렇게 감미로울까.
“그림은 더러 지루하거나, 간혹 남루해진 현실이라는 큰 벽에 구멍을 낸 뒤 사각의 틀을 끼워 만든 작은 창이 된다.”
이 책의 아름다움은 겹겹이 감싸 안은 글들로 빼곡히 채워진 미술관에서 그것들을 하나하나 해체하며 내게 건넨 꽃 한 송이였다.
어떤 말들은 빨리 넘기고 싶고 쉽게 잊혀지는데, 이 책은 되도록 많은 날을 함께 하고 싶었다. 태양빛 맞는 한낮 푸르른 풀 위에 앉아 바람이 솔솔 페이지를 넘겨주었으면 했다. 여유로움 안에서 현실을 고요하듯 포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만약 내일 당신을 만난다면, 이 책을 부드럽게 손에 넘겨주고서 오고 싶다.
당신은 무슨 색을 좋아하나요.
전 푸른색이요.
이런 이유 때문예요. 잭슨 폴록의 모비딕처럼 푸른색을 보고 있으면, 프레임을 벗어나 땅의 우주처럼 무한함이 느껴진다. ‘모비딕’은 푸른색이 사각의 틀을 벗어나 한없이 확장되는 듯하다. 마치 꿈을 꾸듯 상상이 그려진다.
책을 본 감명을 한 마디로 색칠한다면, 크레파스 이름은 ‘앙리스의 재발견’.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어디에나 꽃이 피어 있다.”
-앙리 마티스 Henri Mattise
그의 그림 ‘붉은색 실내’는 온통 붉은 색의 배경과 사물로 구성되어 있다. 벽과 바닥, 탁자와 테이블 모두를 덮은 붉은색은 경계와 한계가 없다는 것. 한계를 막지 않고, 붉음을 뽐내기 위해 경계를 이리저리 오간다. “그저 저신의 붉음만 한껏 뽐낼 뿐”인 자세가 그를 앙리 마티스로 만들었다.
일기에도 썼듯, 요즘은 고요한 것이 좋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라면 마음을 고요하게 해도 좋다. 그러나 진정 바라는 것은 나를 둘러싼 소음이 하늘 안에서 걸어오는 바람, 조명 비추는 무대 위로 춤추는 바다, 조용한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하는 새뿐이길 바란다. 늦은 저녁도 좋고, 이른 아침은 더욱 좋다. 윌리엄 터너의 ‘모턴레이크 테라스(:여름의 이른 아침)’에서 라면…
채도 -30, 따뜻함 +20. 잔잔한 하늘 물결, 평온한 바닷 바람.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작가의 말이 선율 타고 귓가로 스며든다.
“탁 트인 하늘과 수평선, 그리고 키 큰 나무들을 보고 있노라면 복잡한 세상사를 잊고 자연처럼 단순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시간 날 때 손에 잡히는 책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손에 쥐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bigfish_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