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잠과는 무관하게>, 강성은 소설 (창비)자몽하다 : 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이다.과즙이 흘러 내리는 침물 마냥 밤이슬 공기 사이로 배회하는 듯했다. “강성은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불면을 통해 쓰이고 다른 누군가의 깊은 잠과 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이야기들이 우리를 어떤 위안과 안심과 깊은 잠의 세계로 안내한다면 그것은 강성은의 이야기가 어떤 불안과 슬픔과 불면의 밤에 거듭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나영 문화평론가”‘나의 잠과는 무관하게’라는 제목은 결코 잠과 불가분되지 못한 나와 눈쌀 내리는 밤겨울 꼬옥 잡고있는 손처럼 아늑하기만 하다.오후 2시쯤 켜켜이 켜져가는 따사로운 태양의 필라멘트가 흐르는 전류의 물결 정도가 경이롭다. 파도가 흘러 지나간 자리 그 잔류에 흔적이 남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꿈 속이다. “비현실적인 햇살이다.” “경이로운 하루의 연속이다.”그렇게 잠에서 깨고 난 후 이야기를 잊지 않으려 끄적여봐도 선명하지 않는 잔상은 당신에게 쥐어줄 수 없다. 이 책이 그렇다. 냄새를 볼 수 없는 건 때에 따라 불투명한 기억이 순간을 더 황홀하게 장식하기 때문이다. 강성은 소설의 냄새는 친구들과 저녁놀이 끝날 무렵, 집에서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처럼 우리에게 같은 추억을 그리워하게 한다. 노오랗게 빛바랜 페이지에서 태양의 온도가 보인다. 책은 비현실에서 순식간에 일어나고 지나가는 스토리가 한낮의 우리에게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색칠된 스케치북이다. 자몽한 상태에서 가벼이 둥둥 떠다니는 발걸음으로 뛰놀면,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이성을 지구 밑으로 내던진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하여 만들었습니다’라는 표현처럼 우리에게 온기를 쥐어주고 간다. 나의 잠과는 무관하게, 꿈에서나 현실에서나 똑같이 사람들이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이다.“장마철 의자들이 비를 맞고 있으면 누군가 비닐로 덮어 놓았다. 겨울철 눈이 쌓이면 지나가던 사람이 다가와 쌓인 눈 위에 장갑 낀 손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썼다가 쓱 치우고 지나갔다.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져 수북이 쌓였다. 봄이 오면 겨우내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나와 빈 의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밤이면 길고양이들이 모여 앉아 잠을 잤다. 가끔은 취객이 의자에서 구부린 채로 새우잠을 자기도 했다. 아침에 누가 와서 깨울 때까지.”밤만 되면 찾고 싶은 책이 있다. 냉정한 책들은 잠시 멀리 한다. 시달리다가 겨우 누울 수 있는 시간을 온전히 누리고 싶다. 그래서 <나의 잠과는 무관하게>는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않는다. 찬 것들은 찬 대로 품어내어 그 역시 타닥 타닥 튀어오르는 벽난로의 불꽃이 된다. 피부를 스쳐간 기척이 소외된 존재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준다. 오늘 밤은 잠과 무관하게 이야기를 꿈꿔보자.*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changbi_ins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