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픔 나의 슬픔 -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연시리즈 에세이 6
양성관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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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아픔 나의 슬픔> _양성관/행복우물 (2021.11)

“환자는 의사 앞에서 울지만, 의사는 환자 앞에서 울지 못한다.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환자 앞에서 의사는 특정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무슨 검사를 하고, 앞으로 취할 조치부터 생각한다. 의사는 환자의 고통이나 감정에 젖어들면,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하는데 필요한 냉철한 이성이 무뎌질까 염려한다. 날카로워야 할 메스 날에 녹이 스는 것처럼.”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 주저앉아 오열하는 상황을 현장에서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의사의 슬픔과 마음을 솔직하고 따뜻한 언어로 쓴 책입니다. 두렵고 울고 싶어도 참아야 했지만 마음속에 혼자 품고 있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양성관 의사는 불쑥 떠오르는 지난 환자들을 잊으려 노력하기보다는, 펜을 들어 아픔을 드러내보기로 했습니다. 병원에서 의사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지만, 작가로서 글을 쓰면 감정을 오롯이 직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자신을 치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챕터씩 읽어 가며 새로운 사연을 마주할 때마다, 의사라는 직업은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까지 짊어지고 간다는 걸 알았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의사의 모습도 다 다르겠지만, 양성관 의사는 ‘치료’라는 피상적인 작업 에 더해 ‘마음’ 쓰는 연장 근무를 하는 의사였습니다. 치료만 하면 끝, 근무 시간을 채우면 끝,이 아니라 환자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그 사람은 ‘그’의 환자가 되었습니다. 문을 열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을지 아픈 사연을 헤아려 보며, 진료하는 동안에도 이 치료가 끝난 후에 환자가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하는 마음을 전부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많은 환자들의 사연을 기억하고 하나 하나 소중히 기록된 것이 지난 날 양성관 의사가 그의 환자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했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너무 아팠습니다. 환자들이 겪어내야 했던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한 아픔이지만, 왜 양성관 의사가 펜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건강해지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기에 병원 안에 백의의 천사인 의사분들이 계시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만약 신이 계시다면 그들이 방문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부디 신께서 그들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의사 선생님이 유머러스한 분이시더라고요. 중간 중간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시듯 피식 웃음이 나는 농담으로 한시름 가라앉기도 했습니다. 환자들과 함께 한 사연 말고도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과 고찰도 잘 보았습니다. 의사는 눈물 앞에서도 이성적이어야 한다는 것 이전에 양성관 의사는 진찰대에 앉아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담담한 바위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아픔을 나의 슬픔으로 받아들이셨기에 선생님의 그 많은 환자분들이 다시 건강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소중한 책을 선물해주신 행복우물 출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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