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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소크라테스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평점 :
<거꾸로 소크라테스> _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소미미디어 (2021)
“만약 경기 중에 자신의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이 바뀔 거라 믿는다면, 그때는 시도해봐. 그건 도박이 아니라 도전이니까. 인생을 살면서 도전하는 건 자신만의 특권이지.”
나이가 들어가는 것과 지혜로움은 과연 정비례 관계일까? 이 책은 오히려 반비례다! 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보기 위해 감기는 눈을 억지로 데리고 나와 하얀 설원 앞에 선 아이에게 앞으로 가라는 소리가 들린다면, 어디로 갈지 예측할 수 있으시겠나요? 어린 시절을 지나 눈이라는 것에 익숙해지고, 속삭이는 악마의 목소리가 내면에서 메아리 울리듯 억지로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른이지만 그 앞에 ‘온갖 고정관념과 편견에 쪄들어 버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버려 버리겠어요.
아마 이런 관점으로 시작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 내면에 있는 몽상가와 현실주의자, 둘 중 어느 쪽도 낙담하지 않을 이야기가 뭘까 고민하고 궁리한 결과, 다섯 편의 단편이 완성되었습니다.
<거꾸로 소크라테스>는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입니다. 각각의 제목은 ‘거꾸로’ ‘반대로’ ‘아니다’ ‘않다’ 등 부정적인 의미이지만, 어린아이의 색다른 관점에서 ‘기존의 선입관과 싸워 승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중 <거꾸로 워싱턴>편을 읽으며 곱씹고 뇌로 소화시키는 과정이 가장 오랜 시간 걸렸습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예절 수업, 남을 배려하라고는 배웠지만, 정작 나를 지키는 법을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했으니, 이제 세상을 배워야지! 라는 어른들의 말씀. 그럼 도대체 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운 건가요?
‘겐스케’는 엄마로부터, 잘못하면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재능은 없어도 착실한 사람이, 사과해야 할 때는 사과하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생각합니다. 한 남자에게로 잘못 떨어트린 드론을 찾으러 가는 동안 이렇게 생각하죠.
‘정직하게 사과하면 용서해주리라고 생각한 내가 물렁했다. 도망치는 게 정답이었다.’
50대로 보이는 그 남자는 그칠 줄 모르고 집요하게 화를 냈습니다. 야단치기보다 장황하게 불평을 늘어놓으며 심지어는 무릎을 꿇으라고 까지 합니다. 상황 파악을 해보니 이 사람은 그저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샌드백 취급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책 속에 워싱턴은 벚나무를 실수로 자르고는 정직하게 사과하고서 혼나기는커녕 오히려 칭찬을 받았었는데 말이에요. 워싱턴 때문이에요. 그를 따라해 정직했던 탓에 봉변을 당한 거니까요. 그러다 이야기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워싱턴은 왜 혼나지 않았을까요?
그의 손에 도끼가 쥐어져 있었으니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어른들의 태도를 전복시키며 아이들의 새로운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모든 사물과 신념, 진리를 의심하고 그것을 의심해보는 거꾸로 소크라테스 였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