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로의 끝은 행복일 거야
나란 지음 / 북로망스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미로의 끝은 행복일 거야> _나란/북로망스

책의 제목과 잘 어울리는 표지예요. 자세히 보니 자전거 바구니에 꽃이 담겨있더라구요. 행복한 하루여서 꽃집을 지나가다 기꺼이 한 다발 샀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제목이 <이 미로의 끝은 행복일 거야>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지치고 치이는 날, 집을 가다 우연히 본 꽃송이가 그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요? 이 날의 끝은 행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만일 갑자기 미로에 들어서게 되었다면, 어느 방향을 선택하든 길을 잃었다는 두려움과 출구가 없을 거라는 체념 대신 출구 끝에는 행복이 있을 거라는 설렘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해야 한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으면 누구나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지의 세계에서 나아갈 때마다 이렇게 외쳐보는 건 어떨까.

이 미로의 끝은 분명 행복일 거야.”

“마치 스무 살이 되면 진짜로 원하는 게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광고는 잠잘 때도 귓가에 맴돌며 밤마다 온갖 자책과 넋두리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각자 다 속도가 있는 거니까. 빨리 가다가도 중간에 자전거를 세워 잠깐 꽃집에 들렸다 갈게. 빨리만 가다가는 아름다움을 놓칠 수 있거든. 꽃다발이 미로의 끝에서 시들 수 있지만, 마음 속에는 영원히 꽃 한 송이가 남아있거든. 빨리 도착해서 남는 게 뭐가 있을까 싶어. 종착지에 다다르면 이제 더는 갈 데가 없다는 것에 허망해질 텐데. 남들 올 때까지 기다릴 방법을 알 수도 없어. 마음에 남은 게 없기 때문이지. 이 꽃다발을 챙겨 미로의 끝에 서 있는 너에게 행복을 전달하러 지금 출발할게.

영화 추천 하나 해 드릴게요. 바삐 가는 하루가 지나면 잠시 바퀴를 멈춰 세우고 꽃집에 들려보세요. 책에 소개된 영화입니다. <패터슨>에서는 버스 운전사로 일하며 시를 쓰는 남자 패터슨씨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똑같이 흘러가는 일주일의 일상이지만 시를 쓰는 순간만큼은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어요.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사람과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매일 같은 노선을 운전하는 틀에 박힌 일상을 보내지만 시를 쓰는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됩니다. 왓챠에 들어가서 줄거리를 보니 더욱 기대가 되더라구요. 저도 아직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저와 같은 마음이시라면 영화 한 번 찾아보시길 바래요.

“휴대폰 메모장에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썼는데 ‘행복에 지는 방법’이라고 적혔다.”

불행 속에 가장 큰 행복이 숨겨져 있다고 확신해요. 모두가 바위를 보고 있을 때 그 안에 보석이 숨겨져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보석을 캐어 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할 수 있은 사람. 바위가 그 자리에 있는 건 언제나 의미가 있는 거거든요. 손에 많은 보석을 쥐고 있고 싶어요. 다이아몬드를 가진 사람에게 빛이 내리쬘 때 보석에 반사되는 빛이 곧 그 사람의 후광이 되어보이는 것처럼,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비춰주고 싶어요. 빛나는 건 빛이 아니라 그 빛을 받는 사람이거든요. 빛은 어둠 속에 있을 때 가장 빛나요. 가장 큰 행복은 불행 속에 있답니다.

가장 원초적인 게 답일 때가 있어요. 어린 시절의 내가 정답일 때가 있어요. 바구니에 넘칠 듯이 달걀을 담으면 얼마 못 가 떨어져 깨지는 것처럼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삶의 회로 속에서 다치면 다시 마음 속을 비우면서 가벼워져야 해요. 원래의 바구니가 진짜 나잖아요. 이 책은 그렇게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의 한 여정이었습니다. 그 속의 문장들은 작가 자기자신과의 대화였어요. 심리적인 불안 또는 강박적인 생각은 그 뿌리를 거슬러 오르다 보면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마주하게 됩니다. 책의 냄새를 처음 맡았을 때 그냥 처음에 딱 든 생각이 ‘놀이터’ 냄새였어요. 마담 프루스트 정원의 마들렌처럼 책을 읽는 동안 잠시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놀곤 했던 진짜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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