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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딸들 -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
소피 카르캥 지음, 임미경 옮김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글 쓰는 딸들> _소피 카르캥, 임미경 옮김/창비 (2021)
“세기의 전환점에 태어난 세 사람은 주관이 뚜렷한 저항자라는 점 말고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떤 한계나 표준을 넘어서는 어머니, 말하자면 어머니 이상의 어머니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에 관하여 세 딸의 이야기를 하나로 이어 붙인 3부작 전기입니다. 그들의 어머니는 군림하거나, 지나치거나, 지배하고 조종하려 했습니다. 딸을 무척이나 사랑했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했습니다. 세 딸은 어머니로 인해 성난 사춘기를 보냈고, 견딜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에 어머니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에서 난폭하고 편파적이며 현실감각 없는 어머니는 실제 뒤라스의 어머니 마리 도나디외를 대상으로 그렸습니다. 콜레트의 어머니 시도Sido는 끊임없이 딸에게 편지를 써 보내고 집요할 만큼 답장을 재촉하며 딸의 모든 것을 알고자 했습니다. 보부아르의 어머니는 두 딸 엘렌과 시몬에게 권위적인 성격의 어머니였으며, 지배력과 권력의지를 보였습니다.
세 작가는 비슷한 모습의 어머니를 두었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이들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저명한 여성 작가들의 공통점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이 책의 묘미입니다. 세 명 모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었고, 동틀 무렵의 자연에 접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유배와 가난을 경험했던 것까지 비슷합니다. ‘레미제라블’을 탐독했고, 동성애 경험이 있었으며, 셋 모두 나이가 자기보다 훨씬 아래인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점은 세 사람이 ‘빅 마더’를 둔 상황에서 피난처를 찾으려 했다는 겁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빠져나와 뒤라스는 오두막으로, 콜레트와 보부아르도 숲으로 달아났습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의 장소를 대신해 글쓰기가 피난처로 대체됩니다.
글쓰기를 가리켜 “현실 옆에 놓인, 실선과 나란히 가는 점선 같은 삶”이라고 했다. “글쓰기는 유일하게 어머니보다 힘이 센 것이었어요.” (뒤라스)
시몬 드 보부아르가 첫 자기만의 집을 갖게 되었을 때, 자기만의 방 안에서 느꼈던 고결한 감정들. 그는 <나이의 힘>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우리는 어디에도, 그 무엇에도 속하지 않았다. 장소, 국가, 계층, 직업, 세대, 무엇으로든 우리를 분류할 수 없었다. 우리의 진실은 다른 데 있었다.”
자유. 자유! 시몬은 발에 날개가 돋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일상에 “”질서”” 세우는 일을 걷어치웠습니다.
“내가 언제, 어떻게 들어오고 나갈지, 그 누구도 내 행동을 통제할 수 없었다. 나는 새벽에 귀가할 수 있었고, 아니면 밤새 침대에서 책을 읽다가 정오에 잠에 빠져들 수 있었고, 그렇게 스물네 시간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가 별안간 거리로 뛰어나갈 수도 있었다.”
모든 것들의 이름은 시몬을 설레게 했고, 그 이름들의 의미는 ‘자유’였습니다. 그 시절 특히 좋아한 것은 ‘변덕’. 자기 안에서 솟구치는 ‘욕망’에 솔직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삶이 시몬 앞에 펼쳐지든 그는 그런 삶에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의 삶은 책 <글 쓰는 딸들>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삶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창의성’의 시대이지 않습니까.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 팬터마임을 하고 연극도 해보고 싶다. 무용복이 불편하고 내 몸을 추해 보이게 한다면 전부 벗어버리고 맨몸으로 춤추고 싶다. 내가 원할 때는 어느 섬에 틀어박히고 싶다.” (콜레트)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