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사회 -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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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우리 사회의 범죄 대응 시스템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인지를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좋은 제도는 단선적이지 않고 여러 기능이 복합적· 다층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범죄에 대해 말할 때 흔히 수사와 재판 제도만을 언급하지만 교정, 예방 입법 등 범죄를 둘러싼 다른 핵심 기능들까지 모두 고려해야 효과적인 범죄 대응 방책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저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나. 피해자의 남은 삶에 비해 가해자에게 구형된 형량은 적당한가. 사형제도는 존재하지만 집행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쏟아지는 범죄 기사로 뉴스를 보기가 두려운 시기가 있었다.

절대적인 범죄량은 줄어들고 있다 하더라도 시간, 장소, 대상자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신종범죄가 급증하는 만큼 그에 대한 불안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다고 믿어야 할 사법 시스템 전체를 의심하게 했다. 범죄자에 대한 양형의 기준과 형벌의 종류와 집행 과정, 입법 과정 등에 대한 무지도 막연한 의심을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부제처럼 ‘안전한 삶을 위해’, ‘범죄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알쓸범잡」 의 법조인으로 익숙한 작가님이 쓴 책은 이런 막연함을 명쾌하게 설명해줬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읽기 쉽게 쓴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단숨에 읽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이유, 양형의 어려움, 현재 우리나라 교도소의 가장 큰 문제인 과밀 수용, 보호관찰관 들의 고충 등, 책을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내용들을 천천히 곱씹었다. 특히 사형제도와 마약 예방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작가님의 견해에 크게 공감했다.

좋은 것도 혼자만 알고 있으면 사라진다. 사회는 여전히 바뀌어야 할 것들이 많기에 우리가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담아 함께 읽자고 권하고 싶다.

 

“저는 지금이라도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법에 엄연히 사형제도가 있고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하는 데도 행정부가 이를 집행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정의에 반하고, 유족에게 근거 없이 고통을 주는 것이며, 사형에 찬성하는 국민 다수의 뜻에 반하고, 법과 재판의 권위를 전체적으로 손상시키며, 흉악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 중요한 효과를 놓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형 여부는 우리나라의 주권 사항이므로 다른 나라의 간섭을 받거나 눈치를 볼 일도 아닙니다.”

 

“학생은 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고, 매일 정기적으로 교육의 현장에 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교육의 기회가 있을 때 범죄 예방 교육을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어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서 어떤 피해가 생기고,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어떤 책임을 지게 되는지 교육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세대가 학교 다닐 때 들었던 것처럼 그저 나쁜 짓 하면 감옥에 가서 콩밥을 먹는다는 정도의 교육이 아니라, 우리 사회 범죄의 현황과 범죄 대응 시스템에 관하나 정확하고 자세한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우리 사회의 범죄 대응 시스템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인지를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좋은 제도는 단선적이지 않고 여러 기능이 복합적· 다층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범죄에 대해 말할 때 흔히 수사와 재판 제도만을 언급하지만 교정, 예방 입법 등 범죄를 둘러싼 다른 핵심 기능들까지 모두 고려해야 효과적인 범죄 대응 방책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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