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강의 작은 서점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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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하늘과 선선한 공기, 걷고 싶게 만드는 계절인 가을은 어쩌면 독서의 계절이라고 오해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디론가 자꾸 나아가고 싶은 마음을 애정하는 서점 이야기로 붙잡아 본다.


“바깥은 좀 정신이 없잖아요. 사람이 지나다니고, 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불빛이 번쩍거리지만, 서점 안은 아주 조용해요.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 여기만 다른 시간대인 듯해요. 그 점을 고객들이 알아야 해요. 이 서점에 들어오는 건 하나의 신기한 경험이라는 걸요.”


마르티니크가 구워주는 시나몬 롤과 앤절라가 내어오는 커피를 마시며 리버사이드 서점에 앉아 책을 읽는 상상을 했다. 시차를 두고 이어지는 샬로테와 샬로테의 엄마인 크리스티나와 이모인 사라, 그리고 마르티니크와 샘, 윌리엄의 서사는 서점을 구하고자하는 하나된 마음으로 모인다. 


책을 읽다가 큭큭큭큭, 웃었던 장면.   

“살로테는 이를 악물고 손에 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꽉 쥐었다. 『죄와 벌』 이 곧바로 손에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무기처럼 높이 들었다.”


내 책장에 꽂아 둔 ‘죄와 벌’을 눈으로 찾아봤다. 그러네, 이만한 무기가 없네.

서점이 배경이 되어 책 이야기를 하다니...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만한 책도 없다.

찬 공기를 막으려 창문을 닫게 되는 가을 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마르티니크에게 이 서점은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그녀는 한 세기도 전에 만들어진 세련된 가구들을 좋아했다. 직접 손으로 짠 짙은 색 나무 서가나, 널찍한 마룻바닥 녹색 대리석 장식 선반이 달린 오래된 벽난로, 그리고 서점에서 보이는 환상적인 템스강 풍경까지”


샬로테가 반겨주는 템스강을 품은 작은 서점이 정말로 그곳에 있다면, 나에게도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 될 것만 같다. 



"바깥은 좀 정신이 없잖아요. 사람이 지나다니고, 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불빛이 번쩍거리지만, 서점 안은 아주 조용해요.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 여기만 다른 시간대인 듯해요. 그 점을 고객들이 알아야 해요. 이 서점에 들어오는 건 하나의 신기한 경험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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