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을유세계문학전집 123
막심 고리키 지음, 정보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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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러시아 시민혁명 전후 시기의 블라소바라고 불리는 ’어머니‘ 의 삶을 그린 소설.

“배우고 싶고, 그다음에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우리들 노동자는 배워야 해요. 우리는 삶이 어째서 이렇게 힘든지 알아내야 하고 이해해야 해요.”

아들인 파벨은 노동의 현장에서 인식한 노동자의 삶과 사회주의에 대한 ’의식화‘를 통해 사회주의 운동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우리 심장의 가장 귀중한 조각이 자기들의 자유와 생명을 내놓고 기꺼이 죽어가는데, 어머니가 돼서 무슨 일인들 못 하겠어요?“
“멈춰 서 있던 검은 삶 속에 천천히, 그러나 넓은 원을 그리며 물결이 일어났고 잠들었던 생각이 깨어났고 하루 일과에 대한 익숙하고 평온하던 태도가 흔들렸다.“

남편의 폭력에 무기력하게 시달리던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혁명 활동에스스로 모순된 세상을 자각하고 깨어나는 노동자로 ’의식화‘하게 된다. 두렵고 무섭긴 해도 옳다는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어머니.

”우리가 그저 배부르기만을 원하는 겁니까? 아니요!“ 그는 세 사람이 있는 쪽을 확고하게 바라보면서 자기 말에 스스로 대답했다. ”우리는 우리 목 위에 앉아 우리 눈을 가린 사람들에게 알려 줘야 해요. 우리도 모든 걸 다 보고 있다고, 우리는 바보가 아니고 짐승도 아니라고, 먹을 것만 원하는 게 아니라고, 우리는 인간답게 존엄하게 살고 싶다고! 우리는 적들에게, 그들이 우리를 묶어 놓은 이 형벌과도 같은 삶조차도 우리가 그들과 정신적으로 맞서고 심지어 그들보다 더 높이 일어서는 걸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 줘야 한다고요!“

600쪽의 방대한 분량의 서사는 당시 러시아 사회와 노동자들의 삶 뿐만 아니라, 한 여성이 문제의 본질을 깨닫고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었다. 100년이 지난 지금, 노동자의 삶은 나아졌는가? 노동의 가치는 존중 받고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를 생각해 보게 한다. 책의 무게 만큼이나 묵직한 서사는 내가 고전을 읽는 이유이자 우리가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 준다.

“삶은 언덕이 여기저기 솟은 경작하지 않은 들판처럼 보였고 그 들판은 긴장한 채 말없이 일꾼들을 기다리며 자유롭고 정직한 일손에 이렇게 약속하는 것 같았다. ’이성과 진실의 씨앗으로 나를 꽃피워 주시오. 내가 수백 배로 보답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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