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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르와 암브로시아 - 먹고 마시는 것에 관한 인류학적 기원
클라우스 E. 뮐러 지음, 조경수 옮김 / 안티쿠스 / 2007년 1월
평점 :
독일 학자의 저작이므로 일단 인류 전체의 음식문화를 총괄적으로 저술하는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독일과 유럽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부족과 문화를 조금씩 끼워넣는다.
그리스 로마 신화, 성서와 음식을 연관시키는 부분은 조금 낯설었고, 유럽적이지 않은 관습을 설명할 땐 객관적인 척하지만 살짝 무시하는 듯한 어투가 느껴진다.
무슨무슨 부족을 언급하는 데 솔직히 어느 지역의 어떤 부족인지 기술하지 않으니까 크게 어떤 문화권에 속하는 지 알 수가 없어서 막연하게 다가왔다.
저자가 원래 음식문화 전문가도 아닌데, 그냥 유럽쪽으로만 국한해서 이야기했으면 오히려 좋았을 듯 싶다. 구색맞추기로 집어넣은 타문화 이야기들은 혼란만 가중시키고, 직접 경험하기 보다는 책으로 접한 정보인 듯 생기가 없고, 또 업데이트도 안되어 있다.
저자는 종종 자기가 잘 모르거나 직접 가본적이 없는 후진국들을 제 3세계라고 지칭하며 '오늘날에는 가족이 다 함께 식사를 하는 근대 유럽의 관습이 제3세계 국가들에서, 적어도 도시에서는 점점 확산되고 있다."(108 페이지) 이런 식의 언급을 하는데 좀 황당한 구절이다.
번역도 언어간, 문화간 차이에 대해서 좀 세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34페이지의 맥주도 곡주라고 번역해야하지 않을까 싶고, 예수가 "내가 곧 생명의 떡이노라" 이렇게 말했다는데, 떡이라는 한국 음식이 들어가는 것도 어색하고...(한국 성서가 저렇게 번역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하여튼 인류의 음식문화의 본질이라기 보다는 독일인이 본 유럽 중심의 음식문화에 가깝고, 저술의 엄밀함과 번역이 조금 아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