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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관한 너의 이야기 ㅣ 이룸 해외문학 3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추미옥 옮김, 이승덕 감수 / 자음과모음(이룸)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남성 화자가 등장해서 마카베아의 삶을 만들어나간다. 화자는 독백하고 독자들에게 말을 걸면서 소설을 이어나간다.
또한 이것은 무엇에 대해서 쓸 것인가하는 이야기이다.
가장 비참하고 사회적 관계와 상식에서 소외된 세상에 사는 한 가난한 아가씨를 불러온다. 마카베아. 그녀의 이름은 죽음 macabra에서 따온 것일 것이다.
세상에서 자기 공간이 없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 모르는 한 여성의 어이없는 생활, 연애, 죽음을 다루는 소설이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가지는 여성관은 매우 암울하다. 여성은 이미 패배한 존재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카베아를 지독한 희생자로 다루는 것이 불편하다.
왜 끝없이 희생당하는 것은 여성인가 하는 질문이 들어서이다.
초등 3년 학교다닌 것이 다라 배움도 경험도 짧다. 스파게티를 먹어본 적이 없고, 폐결핵 초기 진단을 듣고서 그것이 나쁜 것인지 좋은 것인지도 모르고, 세상에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세상을 향한 창이나 끈도 미미하다. 비열한 남자친구와 고모, 직장동료 글로리아, 그리고 잘못된 점궤를 읽어주는 얼치기 무당.
유일하게 번역된 클라리스 리스펙토르 소설인데 조금 아쉽다. 그리고 작가가 병마와 싸우고 있으면서 쓴 글이라 너무 극단적인 상황들에 감정을 이입하기가 어렵다. 사람은, 생활은 적당히 잊고 덮고, 또 꾸역꾸역 사는 것인데 죽음을 앞둔 한 작가의 감각처럼 저리 예리하게 살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