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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 잡는 감찰 궁녀 ㅣ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8
손주현 지음, 정은선 그림 / 파란자전거 / 2021년 5월
평점 :
글쓴이의 말을 읽어 보면 열두 살 소녀 윤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알려 준다. 성격은 굳세지만 눈이 무척 나쁜 어린 궁녀를 떠올리고, 그 궁녀가 궁궐에 출몰한 귀신을 잡는 이야기를 말이다. 눈이 나쁜데 귀신을 잡는 다니, 정말 귀신이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궁녀의 사회적 위치가 아주 좋지 않았다는 것을 영화나 드라마로 알 수 있었는데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궁금하였다. 작가는 보잘것없는 위치에, 아무 힘없는 사람일지라도 그들의 삶은 제각각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고 말한다.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을까? 역사 속의 한 줄 기록되지 않더라도 각자의 삶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작가는 바란다. 늘 보고 듣던 대단한 역사뿐만 아니라 그냥 지나쳤던 수많은 윤이와 공보의 평범한 일상을 찾아보면서 역사에 더욱더 흥미를 갖게 되기를 바랬다. 역사는 시험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이는 언젠가부터 자꾸 작은 것들이 보이지 않아 고개를 쑥 빼고 보는 버릇이 생겼다. 궁궐이 일년 중 딱 한 번 문이 열리는 날 아버지와 궁궐 구경 왔던 윤이는 홀로 남겨진다. 다행히도 마음씨 좋은 안씨 항아 덕분에 궁궐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야기의 중간 중간 계급사회인 조선의 상황과 궁궐에서의 호칭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드라마를 볼 때는 구분이 되지 않던 것이 궁녀의 지위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아는 시간이기도 했다. 댕기 모양, 길이도 구분하게 하였다니 신기하기도 했다.
윤이의 궁궐 생활 적응기는 쉽지 않았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글을 익히는데도 어려움이 많았고, 궁궐에서 말하는 몸가짐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혼이 나기가 일쑤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방법으로 해 나가려는 모습에 윤이의 굳센 마음이 보였다. 낯설기만한 궁궐에서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생각에 슬픔에 잠겨있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윤이의 모습은 강단이 있었다. 어린 왕과 어린 왕과 사이가 좋지 않은 대비마마, 출세를 하려고 대비마마의 친정집과 중전마마의 친정집에 줄을 서는 사람들. 그리고 궁궐에 귀신이 나타났다는 소문까지.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이 되어서 몰입이 잘 되어서 어떤 결말일지 궁금해서 단숨에 다 읽게 되었다.
윤이의 활약을 보면서 흥미진진한 사극 탐정물을 보는 듯하기도 했다. 애체를 쓴 감찰 궁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기도 하였다. 이야기가 끝이 나고 아쉬움이 가득했다. 또 다른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