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제목부터 빛을 받으면 홀로그램처럼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무지개가 뜨려면]의 표지에는 무지개가 보이는데요. 세상의 모든 색이 함께 어우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한 숲 속 안 같은 곳에 무지개의 빛이 들어오는 곳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 아이와 여우 한 마리.
두 존재만이 코팅이 입혀져 있어서 유독 더 반짝이게 보입니다. [무지개가 뜨려면]은 표지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입니다. 여우와 소녀와 함께 그들이 있는 곳의 아늑함, 풀냄새, 포근하면서도 까슬한 감촉, 빛의 영롱함이 주는 신비로움까지 표지에서 잠시 머무르면서 느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표지에서 주는 화사함에 눈과 마음이 머물렀다면 면지에서 만나게 되는 비바람은 뭔가를 씻어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방으로 흩날리는 빗줄기인데, 위화감이나 두려움이 느껴지기 보다는 조금은 상쾌함을 느끼게 해 준다고 할까요?
글이 없는 그림책이었으면 어땠을까? 나만의 이야기를 펼치게 되면서 지금 가지게 되는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적 표현이 가득한 글이 주는 아름다움도 참으로 좋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격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는 것 같이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스스로 일어나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것임을 응원해 주면서 말이죠. 비가 흩날리는 그날, 살고 있던 터전에는 불이 났습니다. 단순한 화재일 수도 있지만 전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일으켜 세우기에는 힘겹기에 새로운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쉬운 것이 하나도 없는 일이지요. 삶의 터전을 떠난 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니까요. 그 소녀 옆에 있는 여우는 몸에 나뭇잎이며 자연의 문양이 가득합니다. 단순한 여우가 아니라 소녀의 영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생명의 어머니인 자연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 주는 존재. 함께 하고 나누고 이겨내고 공감하며 소통하게 해 주는 또 다른 소녀의 모습이 아닐까요? 소녀의 힘겹고 두려울 수 있는 여정이 마냥 슬퍼 보이거나 어두워 보이지 않는 까닭이지 싶습니다.
[무지개가 뜨려면]을 읽다 보면 마음 속에 있던 어려운 일들도 무지개가 뜨기 위한 하나의 과정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에게도 그것이 잘 전달 될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