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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ㅣ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이승희 지음 / 고래뱃속 / 2022년 11월
평점 :

[가시]그림책은 표지부터 상처의 흔적을 만질 수 있습니다. 수 많은 가시에 긁혀서 남은 것일까요? 가시라는 글자체도 뾰족하게 보여서 날카롭게 느껴집니다. 글자체로 찔리는 느낌이랄가요? 책 표지를 만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픔이 느껴져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어떤 일로 우리는 이렇게 가시에 상처를 받게 되고 주게 되는 것일까요? 면지에도 수 많은 선들이 보입니다.낙서 같기도 하고 종이가 날카로운 것으로 찢겨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가시]는 이승희 작가님의 두 번째 동판화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동판화의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감탄하면서 보게 되는 [가시]그림책이네요.

시작은 어떤 선으로 갈라져 있는 곳에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림자로만 보이는데요. 하얀 선이 그들 사이에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뭔가 홀로 다른 편으로 나눠진 것같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손을 뻗고 있는 그림자는 비난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은 액자 안에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얼마나 크게 울림이 느껴지던지. 홀로 다른 선 넘어 있는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모양도 색깔도 냄새도 무게도 없는 것들이'라는 글로 시작되는데요. 그리고 보여지는 수 많은 말들. 언젠가 한 번 들어봤음직한 말들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장에 보이는 충격적인 모습은 숨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뾰족한 가시가 뚫고 나가고 그것이 여러 개로 다시 가시로 만들어져 있는 한 사람. 그리고 그 뒤를 따라가는 한 사람이 또 보입니다. 처음 읽을 때는 강력한 가시에 눈이 저절로 가서 뒤에 따라 오는 사람을 놓치고 있었는데 다시 읽을 때 늘 뒤에 있던 사람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가시에 상처받아서 더 큰 가시를 내 안에 만들고 '다시는 상처받지 않도록'을 원하면서 말이죠. 상처를 받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가시는 더 자라고 자라서 빛 한 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빡빡해 집니다. 그 시간 동안 상처는 [가시] 그림책의 표지처럼 더 깊게 생기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시로 인해 받았던 상처는 흉터를 남겼지만, 그 안에서 꽃이 피우고 있습니다. 가시와 상처, 그리고 흉터가 남았지만 희망의 꽃이 피워나갑니다. 그래서 [가시]그림책을 덮고 나서 다시 책표지를 만졌을 때 처음에 느꼈던 아픔보다는 더 굳건해지고 피어나리라는 마음을 노래하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