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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먼지 ㅣ 봄볕어린이문학 25
심순 지음, 정인하 그림 / 봄볕 / 2022년 11월
평점 :

[행복한 먼지]라는 제목이 뭔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행복한 먼지란 도대체 무엇일까? 먼지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도 많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표지를 자세히 보면 놀이터가 보입니다. 아이들이 모래 놀이, 달리기, 그네 타기를 하는 모습이 보이구요. 비둘기와 고양이가 보이네요. 그리고 아주 크게 무엇이 날아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노랑색, 검은색, 갈색의 먼지들입니다. 바로 멍지네 가족입니다. 멍지네 가족을 한 번 따라가 볼까요?
멍지네 가족으로 말할 것 같으면, 유빈이 할아버지 방의 카펫 한 귀퉁이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다른 먼지들이 이렇게 저렇게 사라지는 동안에도 요령껏 살아남은 가족이지요. 그들은 이집트 원산지인 카펫에서 왔다고 생각하기에 치고의 먼지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멍지네 가족은 먼지의 명예를 더럽히는 후손이 되지 않기 위해 '풀풀풀풀' 주문을 외우며 최고가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지요. 이 모습을 보면서 먼지 또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최고의 먼지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의문이 생기는데 그때 '폴폴폴폴'에 대한 주문 이야기를 해 줍니다. '폴폴폴폴'은 46억 년 동안 명상을 한 어느 먼지 도사로부터 전해진 마법의 주문이라고 합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명언으로도 유명한 먼지 도사라는 이야기에, 어릴 적 보았던 배추 도사, 무 도사가 떠올랐습니다. 아무튼 먼지 도사는 생각만으로 멀고 먼 달나라에 갔으며 거거시 달먼지님을 만났다고 주장합니다. '폴폴폴폴' 주문을 외우면 그 순간에 달먼지님이 힘을 더해 준다는 것이지요. 주문을 외운다는 것이 자기 격려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의 의지와 달먼지의 의지가 함께 해서 더 힘을 내게 하는 '폴폴폴폴'. 왠지 함께 주문을 외워야 할 것 같았네요.

멍지 가족만큼이나 유빈이와 할아버지도 서로를 많이 아끼고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유빈이는 집 안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할아버지가 억지로 나가자고 하면 마지못해 따라나서곤 하는데요. 유빈이는 왜 밖에서 노는 것보다 집 안에 있기를 원하는 것일까요? 멍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유빈이의 마음은 어떨지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멍지가 유빈이와 할아버지가 어디를 다녀오는 것인지 아빠 먼지에게 물었죠. 아빠 먼지는 펄쩍 뛰면서, 궁금해하지도 말고, 바깥은 더럽고 냄새나고 게다가 너무 위험하다고 합니다. 유빈이도 세상을 그렇게 알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멍지 가족이 방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데요. 제자리높이뛰기, 허리 비틀어 돌기, 거꾸로 두 바뀌 회전하기, 납작 엎드려 기기 등의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멍지 가족들은 '폴폴폴폴'이라는 주문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었죠. 그런 멍지 가족들을 응원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이렇게 귀여운 멍지 가족의 이야기 속에 유빈이와 할아버지 이야기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는데요. 유빈이와 할아버지의 대화 중에서 "작아지는 거지. 작아지고 작아지다가 언젠가는 유빈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될지도 모른단다." 라는 말이 마음에 별이 되었습니다.

멍지 가족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최고가 되기 위해 원하지 않지만 밖으로 나가게 된 멍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집을 나설 때와는 달라지는 멍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용기를 내는 유빈이의 모습까지 따스한 봄햇살 같은 이야기에 추운 겨울이 조금은 온기를 느낄 수 있었네요. [행복한 먼지]를 통해 정작 중요한 것은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