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ㅣ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신수지 지음, 이재경 그림 / 고래뱃속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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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라는 제목이 마음에 쏘옥 들어왔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했으면 좋겠다고 줄곧 생각해 왔거든요. 이 책을 아이와 읽으면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게 되고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원한 '스스로'는 무엇이었던 것인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그림책이 저에게 준 깨달음 덕분에 아이에게 했던 말들과 행동을 조금은 다르게 할 것은 분명합니다. 


 

 [스스로]의 표지를 한 번 볼까요. 인형같은데요. 뭔가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가 봐요. 두 손은 주머니에 있고, 아직 만들다 만 인형인지 머리 부분에는 바느질 하다가 멈추었는지 실가 바늘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뭔가 소란스러운데 '스스로'라는 제목이 있어서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더라구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형과 그 인형 본들도 보이고 핀들이 떨어지는 모습. 뭔가 불안하고 불만족인 상태의 인형. 면지는 연두빛이 나는데요. 무언가의 시작을 나타내는 것인지 산뜻합니다. 


 

첫 장면은 방 안인데요. 커다란 손이 인형 본은 만들고 있습니다. 아이의 사진이 책상 위에 있는데 그 아이의 모습을 본으로 만들어 인형을 실로 꿰어 만들고 있네요. 비율도 여러 개 만들고 옷도 미리 만들어 둬서 그에 맞게 입힙니다. 인형은 완성되고 신발도 모자도 옷도 다 입히게 되지요. 그 다음 장면에서 그 인형이 "엄마~~"라고 외칩니다. 아이는 무엇도 혼자 하지 않아요라고 설명하는 글이 있구요. 세수부터 시작해서 옷 입는 것도, 법 먹을 때도 말이죠. 그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아이를 그렇게 키웠던 제가 떠올라서 인 것 같습니다. 혼자서 척척, 알아서 척척, 스스로 척척을 기대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직 깨끗하게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음식을 자주 흘린다는 이유로 아이가 혼자서 연습을 할 기회를 가질 시간을 주지 않은 것 같아서 의도한 것이 아닌데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았습니다. 아! 하는 깨달음의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아이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더라구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바로 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믿어주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알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그림책이 저에게 준 것은 첫 번째는 깨달음이었고, 두 번째는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면서 가지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조금은 더 여유있는 마음으로 믿어주라고 말하는 것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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