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우와 나무군]은 처음에 얼핏 보았을 때 [선녀와 나무꾼]이라고 읽고 말았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함께 읽는 아이들도 그렇게 보았다고 하더라구요. 제목을 왜 이렇게 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처음에는 재미로 가득찬 웃긴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요. 읽을 수록 뭔가 묵직한 것이 마음을 누르기도 하고, 뭔가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러다가 마음이 짠하기도 하면서 울컥하기도 하더라구요. 어떤 이야기인지 정말 더 궁금해지지 않으신가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앉은 자리에서 읽게 됩니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몰라도 재미있고, 알면 더 생각하면서 재미를 느낄 [선우와 나무군]입니다.

책표지는 크게 위와 아래로 두 장면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위의 장면에는 심술굳게 보이는 한 아이가 병원 침대에 있는 아이를 노려보고 있구요. 이불 아래 안경을 쓴 아이가 오들오들 떨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인 것일까요? 아래 장면에는 뭉크의 절규같은 표정을 한 아이가 독자를 바라보고 있구요. 그 뒤에는 총을 가진 사람이 위 장면에 나왔던 아이에게 총을 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총알이 아니라 긴 리본 같은 것이 날아가는데요. 책을 다 읽고 알 게된 그 리본의 정체는 꼬리표였습니다. 점점 더 궁금해지는 [선우와 나무군] 시작해 볼게요!

친구를 잘 사귀고 싶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르겠고, 표현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무군이가 새학기가 되어서 학교를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고라니가 나타나서 사냥꾼이 쫓아오고 있으니 도와 달라고 청합니다. 무군이는 고라니가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고라니를 상상하고는 사냥꾼 몰래 숨겨주게 되지요. 시대만 현대일 뿐 다들 아는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에 저처럼 피식 웃으셨을 것 같네요. 역시나 고라니가 은혜를 갚겠다면서 소원을 말해 보라고 합니다. 잠시 멈춘 다음 아이들에게 어떤 소원을 빌 것이냐고 묻자, 부자에서부터 가족들이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다양했는데요. 고라니가 그런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무군이의 소원은 바로 단짝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짝 친구를 가지기를 원하는 아이들은 무군이의 소원을 응원하고 뭔가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고라니가 알려 주는 방법이 아무리 봐도 뭔가 기분이 좋지 않고 피해를 주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것이 바로 선녀의 옷을 감춘 나무꾼이 행동이 겹쳐서 떠오르더라구요. 이야기를 들을 때 왜 이상한 것이고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옛날 이야기였기 때문에?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고라니는 은혜를 갚는 방법이 무군이에게도 좋지만 모두에게 좋은 방법을 알지는 못했을까요?

무군이는 뭔가 옳지 못한 것 같지만 고라니가 알려 준 단짝 친구 사귀는 방법을 실행에 옮깁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만나게 되는 진구의 이야기는 마음을 계속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진구는 다른 학교에서 선우를 괴롭히고 전학을 온 아이입니다. 문제는 선우를 괴롭혔다는 것을 인지를 잘 못하고 자기와 친구들은 장난을 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옷을 빼앗아서 입고 돌려 주지 않은 것은 잠시 빌린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화장실 문을 닫아서 무섭게 만들기도 한 것은 오히려 장이 좋지 않은 선우를 위한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소름이 끼쳤던 것은 잘못한 일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친구들과 그들의 부모도 변명할 구실만 찾으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총에서 나간 것이 왜 꼬리표인지 알게 될 때 안타까움도 있고 조금은 안도감도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선녀와 나무꾼이 아니라 [선우와 나무군]으로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진정어린 사과에 대해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