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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야 하는데 ㅣ 생각말랑 그림책
덩컨 디비 지음, 헤더 옮김 / 에듀앤테크 / 2022년 11월
평점 :

[겨울잠을 자야 하는데]의 표지부터 인상적인데요. 안대를 쓴 곰이 슬쩍 안대를 올립니다. 뭔가 다크써클까지 내려온 피곤한 곰의 표정이 자야 하는데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면지에는 붉게 물든 가을잎들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완연한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면지를 보면서 올해 눈부시던 가을날을 잠시 추억하게 되네요. 속표지에는 나무 꼭대기에서 뭔가 곤란한 듯한 곰이 독자를 향해 눈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 장면은 붉게 물들은 나무 아래에서 가을을 늘기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곰의 모습이 보입니다. 가을의 향기를 맡고 있는지 눈을 감고 있고 뭔가 몸을 이완시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왼쪽 아래쪽에는 무당벌레 가족이 마시멜로우를 구워먹고 있는데요. 함께 읽는 아이들이 귀엽다면서 곰을 보다가 무당벌레의 출현에 이야기를 하기가 바쁩니다. 겨울잠을 준비하는 곰의 모습은 꼼꼼함 그 자체인데요. 문제가 생기고 맙니다. 그것은 바로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다들 한 번쯤 잠이 오지 않았던 적이 있을텐데요.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자고 싶은데 정신은 맑아져오고 몸은 너무나도 피곤한데 잠이 들지 않는 그 시간들. 곰은 겨울잠이라는 긴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에 애쓰기 시작합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해 본 방법들이 있을까요? 아이들은 엄마가 따뜻한 우유를 마셔 보라고 했다고도 하고, 이야기를 듣거나 양을 세리기도 했다는 말을 합니다. 곰은 새가 나무 꼭대기에서 노래하고 나서 둥지에 내려와 잠드는 것을 보고 새를 따라 해 보려고 하는데요.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노래를 부릅니다. 그 애처로운 곰의 모습에 다른 동물들은 괴로워 보이는데요. 노랫소리가 "크와아아앙! 크와왕!"이었거든요. 이 부분에서 아이들과 아주 크게 웃었습니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노래하는 곰의 모습과 그 노랫소리에 불편한 표정이 역력한 숲속 동물들. 그 중에 오소리는 흙을 던지기까지 합니다.

새를 따라한 방법이 효과가 있었을까요? 오소리를 따라해 보기도 하구요. 박쥐를 따라해 보기도 하고 개구리를 따라해 보기도 합니다. 곰의 모습을 보면 관찰을 참 잘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서 해 보려고 하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인 것 같습니다. 또 새롭게 시도하는데 주저함도 없이 바로 실행하는 것도 대단해 보였네요. 웃다가 보면 이야기가 끝이 나는데요. 숲 속 동물들의 행동과 곰의 행동 속에서 따뜻함을 많이 느꼈네요.

앞면지가 가을이 듬뿍 담겨있다면, 뒷면지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초록빛입니다. 책을 덮자마자 또 읽어 달라는 아이들과 찬찬히 다시 읽으면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했네요. 겨울에 따뜻함과 웃음을 함께 선물받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