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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찾아오면 ㅣ 올리 그림책 25
주리스 페트라슈케비치 지음, 김은지 옮김 / 올리 / 2022년 11월
평점 :
[두려움이 찾아오면]

두려움은 어떤 형태일까요? 표지를 보면 불가사리 같기도 거대한 무언가가 물뿌리개를 든 사람에게 손을 뻗습니다. 뭔가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말이죠. 물뿌리개를 든 사람은 경직된 표정으로 거대한 무언가를 바라보고 몸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거대한 무언가는 두려움을 형상화한 것 같습니다. 노랑과 검정이 함께 있어서 경고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자세히 보니 다홍색 신발도 신고 있네요. 마냥 무섭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뒷표지에는 '두려움은 우리가 잘 적응하며 살게 도와주는 알람의 감정입니다. 커다란 두려움에 압도되지 않고 달려가는 에리카의 이야기를 읽으며, 두려움과 함께 찾아오는 용기를 만나 보세요.'라고 이 그림책을 옮긴 김은지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도와주는 알람의 감정이 두려움이라는 말에 조금은 위안을 받으면서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펼치자 면지에 가득한 두려움들이 그려져 있는데요. 새로운 모양의 친구들이 있는데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집니다.

언덕 위 작은 집에 사는 소녀 에리카의 작은 방 안에는 에리카의 두려움들이 책과 장난감, 장식품 사이사이마다 살고 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모습을 드러내구요. 고요하면 두려움이 내는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에리카는 무서워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에리카가 가는 곳이면 따라 오는 작은 두려움들은 겁주기 놀이를 합니다. 정원 가꾸기를 하고 있는 에리카의 곁으로 폭풍이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에리카가 폭풍을 발견한 순간 두 두려움 중 얼어붙기 두려움이 올까봐 걱정을 하게 됩니다. 얼어붙기 두려움이 와 버리면 옴짝달싹 못 하고 숨도 못 쉰 채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얼어붙기 두려움이 오기 전에 다행히도 먼저 다가온 것은 내달리기 두려움이었습니다. 내달리기 두려움은 몸집을 키워 에리카가 지혜롭게 물웅덩이를 넘고, 덤불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 곧장 앞으로 달려가게 도와줍니다. 얼어붙는 두려움과 도망치고 회피하는 두려움을 부정적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에리카가 폭풍이라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두려움이 찾아오면]을 읽으면서 술래잡기도 하고, 겁주기 놀이도 하는 두려움에 대해 친근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얼어붙기 두려움과 내달리기 두려움이 언제나처럼 장난을 치는 것으로 이야기 되는 장면에서 이렇게 늘 함께 하고 있었는데 친근하게 느끼지 못했던 이유가 뭘까 저에게 물어보게 되더라구요. 그것은 아마도 두려움이 주는 부정적인 면만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다르게 두려움을 보고 받아들이고 함께 하는 마음의 여유를 [두려움이 찾아오면]을 읽으면서 선물 받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