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쑝뿌숑 우주여행]이라는 제목에 뭔가 웃길 것 같은 이야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표지에 보이는 귤빛 우주선이 내뿜는 리드미컬한 연기와 뿌쑝뿌숑이라는 낱말이 어찌나 찰떡궁합인지. 뒷표지에 보이는 행성은 어린 왕자가 있을 것만 같았다. 장미는 아니지만 꽃 한 송이가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렇게 생각된 것 같다. 면지에 "할머니, 엄마 이름은 왜 정아예요?"라고 아이가 묻는다. 그런 질문에 할머니의 대답은 "응, 정이 많은 아이라서 정아란다."였다. 정이 많은 아이라는 뜻이라니 어떤 마음으로 아이의 이름을 지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그만큼 사랑 많이 받고 정을 많이 받아서 줄 수 있는 사람으로 크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는지.

한 사람 뒤에는 그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그래서 한 사람을 볼 때 그 사람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도 잠시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읽다가 그만 왈칵 쏟아지는 눈물에 함께 그림책을 읽던 아들이 "우는 거야?"라고 물어서, "응,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라고 대답하였다. 제목이 [뿌쑝뿌쑝 우주여행]이어서 눈물이 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가슴 속에서 왈칵왈칵 소리없이 올라온 감정이 눈물로 타고 내렸다. 아마도 부모가 되면서 내리사랑을 경험하게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할머니가 보고 싶은 손녀 서영이는 할머니를 만나러 우주로 떠나려고 한다. 우주로 가려면 먼저 우주선을 완성해야 했고, 복잡하지만 그리운 할머니를 마난기 위해 힘을 내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아이의 상상력인가 보다 했다. 그리고 할머니의 별에서 할머니를 만나게 되는데, 할머니는 딸인 정이를 보고 싶어 한다. 그렇게 보면 판타지인지 아닌지 잠시 헷갈리기 시작한다. 아이만의 상상력이라면 또 다른 이야기로 가야 할 것 같아서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우주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판타지일 수 있지만 그 소망으로 만나는 모습과 연결되어 있기에 다시 만나고 소통하는 모습은 [인터스텔라]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딸과 엄마, 그리고 할머니가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으로 [뿌쑝뿌쑝 우주여행]이 생각날 것 같다. 내리사랑에 익숙해져서 부모님의 사랑을 잠시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에게 돌아봄을 선물해 주고, 감사함을 남겨준 그림책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