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 싶을 땐, 카멜레온 ㅣ 하늘을 나는 책 5
정유선 지음, 신민재 그림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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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는 앞에 나서는 것이 조금은 두렵다. 오늘 국어 수업 시간에 '개나리가 곱게 피었네'라고 읽어야 하는데, '개다리 곱게 피었네'로 읽고 만다. 그럴 수 있는 실수인데 그 말에 같은 반 고은후가 놀려댔다. '개다리래요!'라고 말이다. 상대방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놀려대고, 친구들 앞에서 미소가 연극할 때 개다리 춤을 춘다고 했다는 말까지 한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미소에게 마법처럼 나타난 책이 있었으니 바로 [수상한 동물도감]이다. 



 [수상한 동물도감]에는 카멜레온에 대해서 나온다. 보호색이 있어서, 아무도 못 찾도록 아주 잘 숨는다는 카멜레온의 특징에 미소는 조심스레 책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책 속의 카멜레온 눈이 뱅글 굴리면서 속삭이는 것이었다. "원한다면 들어주지!" 놀란 그 책을 빌려서 도서관에서 나와 집으로 간다. 집으로 간 미소는 보호색이 생기고 엄마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이렇게 마법처럼 카멜레온의 특징을 가지게 미소를 엄마는 놀라 병원에 데려간다. 의사 선생님의 말에 뭔가 뜨끔하기도 하면서 아들을 한 번 바라보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이 종종 그래요. 화가 나면 머리카락이 삐죽 서는 녀석은 고슴도치가 되고, 키 작은 게 싫어서 자꾸 목을 쭉 늘리다 보니 기린이 되는 녀석도 있고, 뭐, 아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겁니다."

라고 말하는 의사 선생님을 보면서 이해해 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의사 선생님이 내려준 처방은 미소는 치료할 것도 약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엄마에게 처방전을 내리는데 미소에게 잔소리 하지 않기, 하기 싫은 것 시키지 않기, 미소가 혼자 있을 시간을 주기를 말이다. 주의 사항도 있는데, 처방을 지키지 않으면 귀여운 카멜레온 한 마리를 키우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어떤 동물이 되고 싶냐고 물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인 거북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껍질 속에서 보호 받고 싶은 것도 있지만 바다 속에서 헤엄을 빠르게 치는 거북이가 좋다고 말이다. 미소의 마음에 잘 공감하는 아이를 보면서 조금 뜨끔하기도 했다.


 미소의 엄마도 미소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려고 기사도 찾아 보게 되는데, 그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 있었다. 아이들이 동물의 특성을 가게 되는 건, 힘듦을 이겨 내려는 절실함이 지나치게 강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힘듦을 이겨 내려는 절실함이라니.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는 것 같았다. 미소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옆에 함께 읽는 아이의 성장도 기대가 되었다.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준 것처럼 잔소리 하지 않기는 불가능하고 좀 많이 줄이기, 하기 싫은 것 억지로는 안 시키려고 노력하기, 혼자 있을 시간은 아직 무서워하니까 함께 가만히 있어 주기를 실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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