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의 끝을 찾아서 - 2022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그림책 숲 25
다비드 칼리 지음, 마리아 데크 그림, 김서정 옮김 / 브와포레 / 2021년 10월
평점 :
다비드 칼리의 그림책은 늘 작은 선물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중에서도 마음에 오래 남는 선물같은 그림책은 바로 [세상의 끝을 찾아서]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에 대한 두려움,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뭔가 움츠려 들었었다. 게다가 사람들과 연결되지 못한다는 느낌에 우울한 마음이 줄곧 따라왔었다. 익숙해지려고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뭔가 미묘한 거리감은 안전을 위해서이기는 했지만 늘 아쉬움이 묻어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세상의 끝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뭔가가 마음 깊은 곳에서 채워지는 것이 있었다. 그것을 콕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림이 주는 선명하면서도 밝은 색감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첫 장면이 지프, 트리크, 플리프는 할 일이 하나도 없어서 따사롭고 나른한 오후에 풀밭에 누워있었다. 그들이 보는 하늘은 그림책을 보는 독자와 눈을 마주치는 것이었다. 그들은 하늘을 보고 있는데 하늘이 보이지 안아도 어떤 하늘일지 상상이 너무나 잘 되었다. 살짝 눈부시기도 하고 적당히 구름이 있지만 푸르고 푸른 하늘. 그 풀밭에 함께 누워있고 싶기도 하고, 과거에 그런 비슷한 경험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떠올랐다. 그들은 구름이 어디로 가는 것일지 질문했고, 세상이 끝나는 곳에 멈출 거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세상의 끝을 찾아서] 길을 떠나기로 한다. 이렇게 질문한대로 계획 없이 떠나는 것이라니, 왠지 계획적으로 여행을 가는 것보다 더 신나고 설레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의 끝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세상의 끝을 왜 찾는지 묻기도 하고, 자기가 아는 세상의 끝을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는 과정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끝을 찾으려고 하는 건 바보짓이야." 이런 과정에서도 지프, 트리크, 플리프는 남들이 뭐라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의 길을 즐겁게 아주 즐겁게 갈 뿐이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여정을 떠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내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었다. 셋이어서 더 의미있었던 그 여정에 그림책을 통해서 함께 한 것이 참 좋았다.

다비드 칼리의 글이 물론 좋았지만 그림을 그린 마리아 데크의 그림에서 주는 밝음의 기운 덕분에 읽고 나서도 마음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추운 겨울에 몸이 조금씩 움츠려드는 것 같은데 프레드릭이 이야기할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처럼 이 그림책이 마음을 빛으로 채워줘서 한 동안 따뜻함을 느꼈다. 마음이 조금 추워질때면 꺼내서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