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빌려줘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09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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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빌려줘], 아빠의 죽음으로 인해 아빠 없는 아이가 된 나와 동생.

표지와 속표지에는 아빠와 나 그리고 동생이 야구를 함께 했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달란한 갖고의 모습을 엄마가 사진을 찍어 준 것이리라. 아빠가 돌아가시고 글러브와 야구공은 박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봄도 지나고 여름이 되었다. 


 

동생은 한여름의 날씨에 작년 아빠가 골라 준 겨울 바지를 입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누나, 아빠랑 야구하고 싶어."

그 말에 나는 아빠가 더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

누나와는 야구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인수와 실랑이를 하다가 다치게 되는데 몸보다 마음이 더 멍들어 버려 있었다. 울다가 잠이 든 것 같은 남매를 문을 열고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에서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엄마는 단 한 컷 나올 뿐이고 표정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몸의 2/3가 회색으로 표현되어 있을 뿐인데 엄마의 마음 상태와 몸 상태를 추측하기에 충분했다.


 

엄마가 보는 시선에는 두 아이가 누워있는데 

아빠와 함께 하던 글러브와 야구공을 옆에 두고 잠들어 버린 인수의 모습.습을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 모습에 큰 결심을 한 나는 친구의 집의 초인종을 누른 다음 목구멍에서 차오른 말을 뱉어낸다. 


 

 

"아빠를 빌려줘."

갑자기 함께 읽던 아이도 나도 이 부분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렸다.  

그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망설였을까? 차오르고 차올라도 말 못했을 '아빠가 필요해. 아빠가 보고 싶어.'로 들려 왔다.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 아빠의 부재를 아이들의 관점에서 말하는 그림책을 만나서 마음이 많이 아려왔다. 표지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야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같은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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