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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안경점 - 2022 읽어주기 좋은 책 선정도서 ㅣ 신나는 새싹 165
조시온 지음, 이소영 그림 / 씨드북(주) / 2021년 10월
평점 :

[마음안경점]을 보았을 때 책의 테두리가 라운딩 처리(?)가 되어 있었다. 책이 뾰족하지 않고 끝부분을 처리해 줘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그림책이라는 첫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빠알간 별이 붙어 있는 안경과 싱긋이 웃는 듯한 표정, 그리고 모두가 제각각인 표정과 색, 얼굴들은 마음일 비춰주는 안경의 이야기일까? 더 궁금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책표지를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면지를 보니, 재미있는 안경들이 가득 그려져 있었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었는데 어떤 안경은 알이 하나이고, 뒤집어진 안경, 양쪽 모양이나 크기가 다른 안경, 귀에 거는 부분이 없는 안경까지 면지에서 보이는 안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8살 아들은 자기도 안경을 그리고 싶다면서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려넣기도 했다.

뒷모습으로 보이는 사람의 대사에 '내가 자주 하는 말인데!'라며 조금 찔려하면서 동화되었다. 그것은 바로 이 말이었다.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그리고 줌인 되어 보여지는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것은 깜직 천사 도기 인형이었다. 팅커벨을 닮은 듯한 깜찍한 포즈의 인형이었는데 설명이 뭔가 특이했다.
'(주)마음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아름다움을 만듭니다. 구매하시면 (주)마음 초대권을 드립니다.'
(주)마음이라는 이 회사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처음에는 나도 뭔가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굴뚝같았지만 [마음안경점]을 읽으면서 이미 마음 초대권을 받았다는 것을 안다.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다가 친구가 던진 공에 맞아서 안경이 부러져 버린 미나. 미나 주변에 친구들이 다가와 괜찮은지 안부를 묻는데, 안경을 바꾸려했다는 마음에도 없는 말이 불쑥 튀어나온다. 처음 읽었을 때는 마음에도 없는 말아 나온 것은 미나의 성격 때문이 아닐까 했는데, 여러 번 읽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이때부터 마음 초대권의 효력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한다.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것 같은 마음안경점을 보게 되고 집으로 돌아온다.

(주)마음에서 주문한 깜찍천사 도기 인형이 문앞에 배달되어 있었다. 그. 런. 데 날개가 불량품이었다. 날개가 짝짝이라는 이유로 반품하는 건 왠지 꺼림칙하다며 수집하는 아이들을 모으는 선반 위쪽에 올려 둔다. 미나의 마음은 조금 있다가 알게 된다. [마음 안경점]의 안은 뭔가 많이 색달랐다. 이런 안경점이라면 뭔가 더 즐거운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력 측정부터 시작해서 안경테를 고를 때의 그 즐거움. 그리고 안경사의 말.
"내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은 나밖에 못 만들거든."
어른이 되어서도 잘 되지 않는 말에 마음이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미나가 알고 느낀 것처럼 마음으로 보는 것을 함께 읽은 아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말도 하지는 않았다. 그저 조용이 안아주면서 계속 그림책을 함께 읽어 나갔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하는 미나의 모습에 저절로 응원하게 되었다. 그 응원은 아들을 위한 것이었으며 또한 나를 위한 것이었다. 마지막 장에 또 다른 아이가 (주)마음에서 뭔가를 사려고 하면서 끝이 난다. 다음 이야기 예약 된 것인가요?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

뒷면지에는 앞면지의 안경의 주인들이 그려져 있었다. 달라서 더 멋지고 재미있고 즐거운 그들의 모습에 웃고 있는데 미나의 새로운 안경이 보였다. [마음 안경점]에 있던 안경과 인형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와 새로운 디자인의 안경과 안경을 쓴 사람을 그려보면서 그림책의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