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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 ㅣ 뜨인돌 그림책 66
안데르스 홀메르 지음, 이현아 해설 / 뜨인돌 / 2021년 9월
평점 :

[우리의 시간]의 책표지는 한 참 들여다 보게 됩니다.
거대한 들소(bison)로 보이는 동물 앞에 한 소년이 서 있다.
작은 파이프를 물고 있는 들소 앞의 소년은 한 없이 작아 보였다.
초록색 옷을 입은 소년(눈에는 뭔가 눈물이 그렁그렁하 것 것 같다)과 파이프에서 나오는 초록색은 [우리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빨강색과 보색을 이뤄서 더 강렬해 보였다.

이 책의 저자 안데르스 홀메르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살고 있는 건축가, 예술가 겸 작가라고 한다. [우리의 시간]은 그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첫 글 없는 그림책이라고 한다. 글 없는 그림책을 읽을 때 처음에는 무척 어렵다고만 느껴졌는데 그림책을 알아갈수록 글 없는 그림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대가 되기도 했다. 속표지에는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초록옷이 아이를 들어 올려주고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있다. 엄마의 원피스가 흰색에 빨강 줄무늬여서 뭔가 제목의 색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은 속표지의 모습이 그대로 액자에 담겨 있는 집 안이다. 할머니로 보이는 분은 꽃잎이 져 버린 화분에 물을 주고, 소파에 링겔을 맞으며 앉아 있는 엄마가 가운데 보인다. 엄마의 시선을 따라가면 화면의 오른편에는 초록옷의 아이가 책상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다. 한 화면에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픈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는 울면서 다른 공간으로 달려간다. 아이가 들어가나 공간의 아이의 방으로 보이는데 책표지에 있던 들소가 보인다. 들소의 시선이 아이로 향하고 있고, 파이프가 그려져 있는 옆서도 있다.

아이의 앞에 놓여진 곰가면을 쓰고 아이는 상상의 세계로 떠난다. 그 곳 또한 집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곰가면을 쓰고 곰이 된 아이의 모습이 우울해 보이는 것은 나의 착각인 것일까? 무엇가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같은데 집 안에 있던 물건들이며 식물에게 물을 주는 할머니 또한 등장한다. 책 표지 그대로 거대한 들소와 만나는 아이, 단지 다른 것은 책표지에서는 아이의 모습인데 여기서는 곰으로 변한 아이였다. 모험을 떠나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어 낸 것은 바로 빠알간 잉크. 그 잉크로 아름다운 마음을 표현한다. 그 어떤 색보다 강렬하고 따뜻한 마음의 색.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일까? 끝을 알고 있다고 마음이 더 가벼워질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이 그림책을 읽고 난 후에 한 참을 울었다. 아픈 엄마의 마음에 공감해서이기도 하고, 아픈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이 아파게 다가와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살아갈 것이다. 함께 하는 우리의 시간에 감사하고, 매 순간 감사할 수 있다면. 자꾸만 소소한 일상의 감사함을,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한 감사함을 잊을 때 이 그림책을 꺼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