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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에세이, 2021년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선정
이현아 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12월
평점 :
이 책의 겉표지를 만지다가 조금 다른 점을 느꼈다. 내가 뭔가 착각했나 싶어서 다른 책을 쓰다듬고 다시 만져보았는데 뭔가 조금 더 부드러우면서도 잘 미끌리지 않는 것, 잡았을 때 손끝에서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책의 두께도 부담이 되지 않는 적당한 두께다. 가끔 말이다. 책의 두께에 압도되어서 펼치기가 두려울 때가 있는데 손 안에 쏘옥 잘 잡히고 만져지는 느낌이 다르다. 왠지 더 통할 것 같은 그림책 에세이.
그림책을 언제부터 좋아했어나? 집에 책이 좀 있는 편이었지만 그림책은 거의 없었다. 외가쪽 친척 형들이 보던 책들 열 권 정도가 다였다. 국민학교만 졸업한 아버지는 교육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릴 때 버릇처럼 유학을 보내준다고 하셨다. 유학이 뭔지 알 때 쯤에는 우리 집이 그럴 형편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집에는 디즈니 그림책 몇 권과 모두 줄글로 된 것이었다. 이원수 감수의 책들, 그때는 이원수씨를 잘 몰라서, 지금은 그 분이 얼마나 아동문학에 기여했는지 조금 알 정도지만 말이다. 암튼 이름이 원수가 뭐야? 하면서 나에게 힘을 주었던 동화책 전집이 있었다. 클수록 멀어졌던 짧은 그림책과의 만남이었지만, 부모가 되면서 그림책 모으기가 시작되었다.
그림책을 아들에게 읽어 주기 위해서 8년 전부터 한 두 권씩 모으기 시작해서 아내의 지인에게 얻어온 책들을 모두 합하면 수 백권의 그림책이 집에 있다. 아이가 커 갈 수록 그림책은 점점 많아지고 아는 작가가 늘어났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들이 그림책을 읽는 수보다 내가 읽는 수가 훨씬 많아지고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가 생긱고, 그 작가의 작품들을 모으게 되고, 이제는 그림책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에서 쓴 책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 모임으로 '아이들 곁에서 교사도 창작하는 삶을 살자'라는 철학을 가지고 아홉 명의 운영진이 매주 모여서 그림책의 의미와 재미를 연구한다. 한 달에 한번 오픈 강연을 여러 많은 사람들에게 그림책에서 길어 올린 삶의 화두를 올린다고 하니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림책 에세이는 처음 읽어 보았다. 그림책 한 권이 주는 울림은 그 파장이 조금씩은 다른 것 같다. 글을 쓴 이의 이야기와 그림책의 내용이 함께 이어져서 또 다른 색을 가진 글이 되어 나에게 짙은 인디고 색의 느낌으로 다가왔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림책 '살아있다는 건',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해'를 바로 구입하려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아들에게 죽음에 대해서 언젠가 이별하게 될 때를 생각해서 이야기를 나눠두고 싶었다. 만남보다 이별은 예측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늘 함께 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는 시간을 알기에 조금 더 살았다고 준비를 조금씩 한다.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에세이를 읽으면서 어쩌면 잠시 아니 좀 오랫동안 서랍 속 깊숙이 넣어 두었던 감성이 나들이를 한 것 같다 메마른 일상에 우울감이 짓누른다고 느낄 때 그림책에서 받았던 감동과는 조금 다른 감동을 이 책에서 받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주제별 엄선 추천 그림책 목록이 있어서 그림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인도자처럼, 그림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디저트와 쌉싸롬한 커피를 즐기는 까페로 만나게 될 것이다.
오늘 나에게 좋은 에세이 선물을 한 권 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