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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 이야기 - 2026 볼로냐 라가치상 FABLES & FAIRY TALES 대상 수상작 ㅣ 사계절 그림책
이억배 지음 / 사계절 / 2020년 1월
평점 :
긴 판형에 호랑이의 등같은 표지는 이야기가 무서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억배 작가의 그림은 늘 정감있었기에 어떻게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자기만의 색깔로 녹아냈을지 기대가 되었다. 펼치자 마자 깜깜한 밤 같은 속지에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옛날 이야기를 누군가 들려주는 것 같이 흥미진진하게 시작하는데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묘한 긴장감은 색감 때문일까? 환한 낮에 오누이가 일 하러 가시는 어머니에게 양손을 흔드는 모습은 아련하고 그 모습을 뒤돌아 보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엄마를 잡아 먹는 장면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긴장했는데 다행이었다. 글로만 표현되어서 7살 아들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호랑이가 아이들과 창호지 문으로 대치하는 장면은 그리자 놀이 같기도 하고 호랑이가 우람해서 저 정도 문이야, 금방 부수고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웃음이 나왔다. 심각한 상황인데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야기 글이 아니라 입말 같이 생략도 많고 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 자세한 이야기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백의 미를 살린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처음 시작이 이야기하듯 시작하더니 마무리도 이야기로 맺었는데 익살스러운 전설의 고향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상상의 여지가 많고 두고두고 아이와 보면서 유쾌하게 볼 이야기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