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상과는 다른 내용에 처음엔 흠칫 놀랬다. 예전에 <수상한 퇴근길>과 비슷한 제목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물이라서 이 책도 그와 비슷할꺼라 생각했나보다. 그러나 그런 스릴러물과는 전혀 다른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평범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의 이야기인데, 가족에게 미안해하는 내용이 주류다. 특히 가족 중 배우자 즉, 아내에게 미안함 마음이 가득 담긴 소설이다. 소설 이야기 챕터도 확인해보면 거의 다 미안해로 소제목이 지어져 있다. 왜 그렇게 미안한게 많을까... 우리집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나의 배우자인 신랑도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돈을 많이 못벌어와서 미안해... 술 마시고 와서 미안해... 자기 식구들이 못나서 미안해... 호강시켜 주지 못해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우리 신랑 때문일까... 주인공이 안쓰러웠다. 굳이 이렇게까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괜찮다며 내가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다. 먼 훗날 나의 신랑이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미안한 마음이 크지 않도록 내가 힘이되어 줄 수 있을꺼란 자신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