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세상 얘기처럼 느껴졌던 산티아고 순례길이 가깝게 느껴졌다. 특히 왜 중년 때부터 산티아고 순례길이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가 되는지도 알 것 같았다. 예전에는 걷기만하는게 뭐가 좋을까? 그것도 저렇게까지 멀리 가야하는 이유가 있나? 우리나라에도 좋은 둘레길들이 많은데... 왜 굳이 거기까지 가는 걸까??? 정말 고생을 사서 하네...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경제적 상황을 먼저 따지는 나에게 있어서는 확실히 낭만이 없는 생각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내 기준에서 돈을 더 많이 쓴다는 준비에서부터 아주 큰 의미가 부여된다. 그렇게 돈써가면서 떠나는 산티에고 순례길... 밥 먹을 때도 백원 단위까지 따지는 나로써는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는 내가 이미 그 길을 걷고 있다고 느껴진다.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과 글... 어느새 그 사연에 젖어들어 인생의 깊이까지 고찰하게 된다. 오십이 과연 늦기만한 나이일까? 남은 인생이 살았던 날보다 더 짧을지언정 그 인생농도는 더 진할 듯 싶다. 산티에고 순례길을 생각만하는게 아니라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심어준 책이다. 이제 여행비 좀 모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