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에 가깝다. 처음엔 두께에 살짝 놀란 건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과연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좋아하는 장르가 추리나 미스터리이다보니 워낙에 많은 소설을 읽어서 생긴 개인적인 편견이 있다. 미스터리 소설의 경우 책이 좀 두꺼우면 괜히 소재를 꼬고 꼬아서 불필요한 내용은 늘린 부분이 있어 읽다가 지쳐서 결론도 궁금하지 않아서 손절한 책들도 있었다. 이 책도 그런게 아닐까란 의구심을 가지고 읽기 생각했는데, 두꺼울 수 밖에 없는 내용으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거울 나라>는 두 가지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모의 소설을 책임지는 조카. 이모가 쓴 소설 중 삭제된 부분을 찾아야만 하는 조카. 이런 소재로 다양한 문제를 제시하는 작가의 필력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책을 읽고 나면 표지의 삽화가 이해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외모지상주의 여자아이의 삐뚤어진 사회성을 담은 이야기인가 했는데, 역시 나의 글쓰기 수준은 낮아도 한참이나 낮은 수준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체감한다. 두 가지 이야기를 한 번에 읽으니 헷갈리지 않을까,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서 읽는데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까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이야기지만, 다른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