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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
헬렌 스케일스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평점 :
<눈부신 심연>의 추천포인트 3가지
1.과학책을 안 읽는 사람도 스토리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음
2.평소 미스터리와 다큐를 좋아한다면 '심해'는 어떤가요?
3.과학정보책인줄 알았더만, 사회문제까지 포함된 알찬책
p.19 "이제 우리는 살아 있는 지구와 새로운 관계를 맺을 기회와 가능성을 마주한다.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또 너무 특별하고 소중해서 함부로 손대지 말아야 하는 장소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심해다."
p.17 "수면에서 멀고 먼 저 밑바닥에 있는 것은 지금껏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았고 대개는 마음에서도 멀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인류와 바다의 긴말한 유대는 더없이 깊은 아래를 향한다."
시험기간 루틴 중 하나가 세계 7대 불가사의나 미스터리 다큐시청인데요. 심해다큐는 압도감이나 분위기 + 보기 힘든 생물체로 인해 유독 보기가 꺼려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마음에서 멀어져 있던 '심연'에 대해 기쁜 마음으로 읽어봤답니당 (텍스트는 괜찮잖아)
1부 탐험
심해가 어떻게 세상에 등장하는지, 어떠한 곳이고 누가 살고있는지.
히스토리와 과학적 사실이 처음에 등장합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심해에 대해 '심해에는 별거없을거야'라고 가설을 세워두고,
그게 아니라는 증거가 계속 나오는데도 무시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주류이론의 힘을 느꼈습니다ㅎㅎ
(처음에는 뒤에도 이런 과학정보글만 있는 줄알고 어떻게든 사회적 메시지를 발굴해서 흥미를 이어나가려고 했어요ㅋㅋㅋ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향유고래와 뼈벌레얘기가 무척 재밌었는데요!!
요 파트는
우영우 뺨치는 향유고래박사가 될 수 있다는 점,
난생 처음듣는 뼈벌레에 눈이 반짝일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하여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상식얻기는 덤)
2부 의존
2부부터는 '바다야 고래야 미안해'의 태도를 갖게됩니다
우선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컨베이어 벨트(=해양 대순환)를 복습합니다
남극 주변의 향유고래가 심해에서 50톤의 철분을 들고 올라오고, 식물성 플랑크톤의 번식을 자극하고, 그 결과 대기에서 연간 탄소 44만톤이 처리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영우가 된 기분이네요)
심지어 산업 포경 이전에는 남극 향유고래가 매년 대기에서 200만톤 이상의 탄소를 제거할 비료를 식물성 플랑크톤에게 공급했으며, 이는 워싱턴 DC의 연간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
(우영우 최애고래는 모르겠지만 제 최애 고래는 향유고래로 하겠습니다)
3부 착취
"플라스틱 시대는 심해저에 지울 수 없는 메시지를 새겼다. 인간이 여기에 있었노라고."
플라스틱이 바다에 많다는 건 다들 알고 있겠지만,
여기서는 미세 플라스틱 밀도가 얼마나 높은지 수치로, 비유로 더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제일제일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심해에 버려진 화학무기!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화학무기가 심해 속으로 버려졌다고 해요.
그 양과 위치도 정확히 모를뿐더러,
버린 화학무기가 녹슬거나 누출되거나 건져지면서 수백건의 사고가 이미 발생했고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해에 누워 있는 화학 물질들은 응고되어 활성 물질을 밀봉하는 껍데기가 형성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밀봉이 얼마나 갈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오염물이 새어 나와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심해의 분위기를 내보겠다고 불을 끄고 읽어서 그런지 사진이 좀 컴컴합니당~~
4부 보존
마지막 4부는 심해의 미래를 사회정치적인 측면에서 언급합니다. '연구만 선택할 수 없다. 연구의 허용은 즉 착취의 시작이기도 하다'의 늬앙스를 풍기는 대목이 기억에 남네요
"우리가 저탄소 세계 경제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은 터빈, 태양 전지판,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금속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변화를 실천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서다."
환경을 아껴야지! 생각은 하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마인드를 벗어나 실천을 좀 하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심해생물의 사진이 있어요. 심해영상은 하나도 못봐도 이정도는 봐줄만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