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결혼생활
임경선 지음 / 토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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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에겐 위로가, 결혼생활에 만족을 느끼는 이들에겐 위안이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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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라 - 이소라를 좋아하세요?
류예지 지음 / KONG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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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이 생각난다. 이 책은 80년대 생의 국제시장 같은 에세이다.
시절의 이야기와 추억의 아이템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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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우리집
미나코 알케트비 지음, 전화윤 옮김 / 난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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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사막에서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미나코 알케트비의 포토 에세이 <사막의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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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천지차이라서 어떤 분들은 이 책을 사랑스럽게 볼 것이고 어떤 분들은 이 책을 세상 한심스럽게 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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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든지 간에 이들의 삶이 조금은 부러울 거예요.
느리지만 여유롭고 황량한 사막이지만 꽉 차있고 제약이 많은 곳이지만 한없이 자유로운 사막에서 동물들과 함께 하는 삶. 그 무해함 부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지금, 모두 한 식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여기가 네가 있을 자리인가보다." 미나코 씨의 아버지가 하셨다는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있을 자리'는 일본어의 '이바쇼'를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문자 그대로 '있을 곳' 또는 '거처'라는 뜻이지만, 나아가 자신이 존재해야 할 장소,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밥을 함께 먹는 식구들을 떠올렸습니다.
곁과 식구라는 단어가 주는 뭉클함과 사막에서의 삶에 대한 모습과 '있을 자리'에 대한 생각이 맞물리니 먹먹하면서도 좋습니다. '있을 자리'라는 이 네 글자가 꽤 오랜 시간 마음에 멤돌 거 같습니다.

코로나 시대 이 손바닥 만한 책 안에 느덟은 세상과 위로를 담아냈습니다.
2020 난다의 행보는 더 넓었고, 다양했으며, 깊었습니다.
식구도 늘고, 다양성도 늘어난 난다. 장벽을 날아서 넘어가는 난다.
그 이름 안에 따뜻함이 많은 난다.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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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현대시 산고 - 황현산 유고 평론집
황현산 지음 / 난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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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現代詩, the modern poetry)는 개화기 이후 최근까지 존재한 시(詩) 장르 전체를 가리킨다. (출처 : 학문명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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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 : 1. 아이를 낳는 일 2. 아이를 낳을 때 느끼는 고통 (출처 :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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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선생님의 책 중에 가장 먼저 읽은 것이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다.
연로하신 선생님의 트위터 모음집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고 재미있었으며
무엇보다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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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난다에서 받은 책의 제목은 <황현산의 현대시 산고>였다.
쉽게 펼치지 못했으며, 펼친 이후에도 쉽게 읽혀지지 않았으며, 어문학부 때로 돌아가서
시험 전에 전공책을 펼친 기분이었다. 그러나 읽다 보니 문장에 빠져들었다. 선생의 문장이다. 얼마나 정제된 문장이었을까. 나는 만난적 없는 선생에게, 만날 수 없는 선생에게
겸손과 통찰과 진솔함을 배우게 되었다. 이 시대에 자신의 실패를 인정할 수 있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 현대시와 산고라는 단어를 번갈아 생각하며 읽어나가니 이 책이 역사책으로 읽혀졌다. 역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버거웠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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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산고, 우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쉽게 읽고 있는 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근대와 현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망국과 식민지와 해방과 전쟁과 독재와 가난. 시인들은 자신의 시를 통해 어느 정도
도피를 할 수 있었을까? 아니 그 시대에 시인들이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들었던 건,
정확히는 착란을 느끼며 시를 써야 했던 건 당연한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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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을 볼 때, 우리는 각자가 보고 싶은 면만 보거나,
널리 알려진 부분만 보려고 한다. 그러나 선생의 말대로 우리는 당시의 상황, 그 사람의 다양한 면, 다양한 시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육사의 안 좋은 시들처럼 우리는 어떤 시인은 강한 시인이야, 어떤 시인은 마음이 여린 시인이야, 라고 색안경을 써서는 안 된다.
시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도 마찬가지. 선생은 항상 인생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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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와 조금 가까워지고 시집을 모으기 시작한 시뽀시래기가 이 책을 소화하려다간
과식으로 배탈이 날 수도 있겠지만, 선생의 글은 친절하고 그 맛을 음미할 수 밖에 없어서
곱게 씹어 먹게 만들기에 다 읽고 나서도 배탈이 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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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김수영, 아폴리네르, 백석, 김종삼, 발레리, 전봉건, 박서원 등 많은 시인들의 시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시를 번역하는 일에 대해 자신의 실패를 숨기지 않고 말씀해주셔서 진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최근에 김이듬 시인의 번역시가 미국에서 수상한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다. 이 사실을 황현산 선생님이 아셨다면 정말 기뻐하시고 뿌듯하게 생각하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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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어려움, 그럼에도 그 어려움을, 재창조를 해내는 일. 얼마전 미국에서 입상한 김이듬 시인의 소식을 선생이 들었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우리 문학은 일본에 몇 십년 뒤졌으나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을까? 언젠가 우리 나라에서도 노벨문학상 후보를 낼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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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 반복되듯 현대시의 역사도 한사이클이 완성되어 선생의 책에 나온 시인을 보며, 우리 시대 시인을 떠올리게 된다. '이 정도 시는 나도 쓸 수 있어요.'라고 자신감 넘친 모습으로 선생과 마주했을 박서원 시인에게서는 이원하 시인의 모습이, 어느 겨울 육사의 시에서는 이병률 시인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현대시 산고. 출산의 고통이 있었고, 여전히 양육의 고생이 있지만, 그 고통을 또 느끼게 하지 않으려는 선생과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은 제법 좋은 토양에서 시를 쓰고 소설을 쓰며 비평을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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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 허수경이 사랑한 시
허수경 지음 / 난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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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가 죽어나가야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친구여, 대답은 바람과 함께 흩날리네

답은 바람 속에 날려가네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바람에 날려가다, 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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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60년대를 상기해 보면 그 시기는 냉전 시대였다……지금과 그때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게 된다. 얼마나 긴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우리는 겪어야 이 노래 속에 든 진실 앞에서 고개를 숙이게 될까? 그 답은 정말 바람 속에 날려간 것일까?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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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명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 줬어도 여전히 빈부의 격차는 존재하며, 여전히 허난설헌과 같이 남의 결혼식 옷을 만들어야 하는 처참함도 반복되고 있다. 결국 가난이고 결핍이다. 돈이 많아도 마음이 가난할 수 있다. 반복되는 세월 속에 변하지 않고 내려오는 게 있다. 바로 ‘시’와 시를 만든 ‘사람’의 이야기다. 왜곡되기도 하고, 미화되기도 하겠지만 성문화된 ‘시’를 보며 우리는 자유롭게 상상한다. 마치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허수경 시인을 상상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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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의 세 번째 유고집은 ‘시’와 ‘사람’을 소개하는 글 같다. 정확하게 ‘시인’을 소개해 주고 싶었던 거 같다.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주선해 주는 소개팅이라니 읽는 내내 기분이 묘했다. 50편의 시와 50명의 시인. 다양한 국적과 시대를 살아갔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 가난과 반복과 공허와 쓸쓸함 속에 시는 단단하게 자리를 지켰고, 그리고 나에게 전달되었다. 중세를 살았던 사람도, 근대를 살았던 사람도,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시’를 썼다. 독일 국적의 독일어를 구사하는 유대인의 마음. 독일어로 시를 쓸 수밖에 없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시는 힘이 있어 나치라 할지라도 그 시를 건들지 못했다는 멋진 말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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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타국에서 밀려오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은 시인이 한국에 올 때마다 가져왔던 시집들로 위로받았을까? 문우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나 이메일이, 혹은 간헐적인 방문이 시인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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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적에도

이토록

여섯 살이진 않았다

‘어느 해거름’, 진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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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타계한 진이정 시인은 나에게는 문우였고, 시에 대해서라면 긴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다방에 앉아서 토론을 하곤 했던 벗이었다…… 우리 세대에는 빛나는 시인 기형도가 있고 나에게는 진이정이라는 벗이 있다…… 진이정. 그의 제는 어느 절에 모셔져 있었는데 어느 해 나는 서울에서 그의 제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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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같이 제를 올리고 있다고... 허수경 시인과 나의 세대는 꽤 차이가 난다. 나의 세대에는 어떤 시인이 있을까? 20년 뒤에 나는 아들에게 어떤 시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시인 이름 다섯 명 말하는 것도 벅찼었는데 어떻게든 시에게 다가가려고 발버둥치다 보니 이제는 열 손가락 열 발가락도 부족하다. 우리 세대 역시 찬란한 세대는 아니다. 1960년대, 아니 1500년대와 달라진 게 많진 않아 보인다. 그래서 시인들이 여전히 시를 쓰고, 우리는 여전히 시를 읽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세대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삶에는 항상 고난이 있기에 우리는 여전히 아파하면서도 아픈 시를 찾을 것이다. 모든 것이 멈추길 희망하지만 밥 딜런의 노랫말은 바람을 타고 반복 될 것이다. 허수경 시인은 2020년을 예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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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처음부터 남을 먹어야만 살아남는 존재였다. 그리고 언젠가는 자연이 우리를 먹을 것이다. 옳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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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이 부분을 읽는데 소름이 돋았다. 언젠가는, 이라고 말했던 때가 지금인가.

희망을 잃진 않는다. 다만 버틸 뿐이다. 그리고 그 버팀의 삶 속에 함께 하는 시와 시인들이 있어 조금은 덜 쓸쓸할 거 같다. 50명의 시인과 시를 소개받았다. 그것도 허수경 시인이 사랑한 이들이다. 그리고 부탁이다. “나는 떠나가지만 너는 기억해 달라.”는. 근사한 소개 감사하게 받고 그 부탁 기꺼이 들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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